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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사건본질 간데 없고 ‘스파이 소설’만 난무

등록 2011-03-11 20:09

재외공관 난맥상 등 핵심 흐려져
교민들 “덩, 적극적 브로커일 뿐
권력자 손녀설도 주변서 소문내”
섹스, 돈, 권력, 기밀이 얽혀 세간의 관심을 모은 ‘상하이 총영사관 스캔들’의 진실은 핵심인물인 중국 여성 덩아무개씨가 자취를 감추면서 미궁에 빠져 있다. 선정성의 먼지가 조금씩 가라앉으면서, ‘보은 인사’, 재외공관 관리 난맥상 등 사건의 본질보다는 ‘미인계’ ‘스파이’ 등에 초점이 맞춰져 사건이 과장됐다는 지적들이 잇따르고 있다.

■ 덩은 스파이인가? “중국 정보기관이 한국 인사들의 전화번호를 파악 못해서 미인계를 쓰겠는가.” 덩씨의 행적을 비교적 상세히 알았던 상하이 교민들이나 한인단체 관계자들은 공개적으로 한국 기업들의 고문으로 활동하며 수수료 등을 챙긴 행적 등으로 볼 때 덩이 전문 스파이였을 가능성은 낮다고 말한다. 상하이 한국상회의 간부는 “친분이 있는 공안들이 찾아와 한국 언론이 소설 쓴다고 비웃더라”며 “덩에게 유출됐다는 정보 정도를 중국이 몰라서 스파이를 써서 빼냈다는 것은 어이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현지 교민언론 관계자도 “중국 특성상 한국기업들이 중국 당국과 다리를 놔줄 브로커들을 두고 사업하는 것은 관행”이라며 “덩은 중국 쪽 인맥, 한국어 실력, 미모 등을 철저하게 활용해 남보다 두드러진 활약을 한 브로커인데 불륜까지 치달으면서 문제가 복잡해졌다”고 말했다.

■ 덩은 덩샤오핑 손녀? 영사들이 덩에게 깊숙히 빠져든 것은 그가 과시한 인맥과 실력 때문이었다. 상하이 총영사관 관계자는 “덩이 상하이 고위층과의 면담을 다 연결시킨 것을 보면 보통이 넘는 배경을 가진 게 분명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덩씨가 “내가 덩샤오핑의 손녀다” “상하이 당서기가 외삼촌”이라고 떠벌렸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한국상회 간부는 “덩 스스로 덩샤오핑 손녀라는 말을 하고 다니지는 않았다”며 “덩이 어려운 민원을 잘 해결하는 것을 보고 한국인들이 그렇게 추측해 소문냈을 뿐”이라고 말했다. 중국 상황에 정통한 이들은 덩이 덩샤오핑의 손녀 또는 태자당(중국 혁명지도자들의 자제)의 일원이라면 당연히 중국 당국에서 특별관리했을 것이고, 한국인과 결혼하거나 공개적으로 한국 중소기업들의 고문을 맡아 거액을 챙기는 일은 하지 않았을 것으로 지적한다.

■ 중국 침묵, 교민 우려 중국 정부는 이번 사건에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상하이 한인사회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교민들은 현지 기업, 교민들, 한중관계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조속한 수습을 기대한다. 한 교민 사업가는 “2004년 상하이에서 스파이 사건으로 일본 외교관이 자살한 사건도 있었기 때문에 중국이 침묵 속에서 이번 사건을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이라며 “제대로 수습되지 않으면 교민들이 불이익을 받게 될까 걱정스럽다”고 했다. 상하이 한국상회 간부는 “근거가 분명하지 않은데도 한국 언론이 중국이 민감해할 스파이 사건으로 써대면서 한중관계에 돌이킬 수 없는 악영향을 끼쳤다”며 “중국에서 확산되고 있는 반한감정을 더 증폭시키게 됐다”고 말했다. 상하이/박민희 특파원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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