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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 리비아 ‘양다리 외교’ 복잡하네

등록 2011-03-21 20:08

비행금지구역 거부권 행사 안해놓고 공습엔 반대
‘카다피 옹호’ 이익 크지만 ‘정권붕괴 상황’도 대비
프랑스, 영국 등 서방 중심의 리비아 공습을 지켜보는 중국의 외교적 계산이 복잡하다.

21일 중국 관영언론들은 서방의 리비아 군사공격에 일제히 부정적 비평들을 쏟아냈다. 장자오중 국방대학 교수는 <환구시보>에 ‘리비아 공습은 불법이다’라는 글을 기고해 “국제법으로 주권국가 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는 것은 국제적 평화유지 범위에 한정하고 있고, 전쟁을 일으키는 합법적 증서를 주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라고 서방을 비판했다. <신화통신>은 ‘서방이 새 전쟁의 불길을 냈다’는 기사를 주요 기사로 올렸다. 20일 장위 외교부 대변인도 “리비아에 대한 군사공격에 유감을 표시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하지만 지난 1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리비아 비행금지구역 설정 결의안 표결에서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은 이번 사태를 대하는 중국 외교의 또다른 얼굴이다. 대 리비아 군사개입의 발판이 될 결의안에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다. 중국은 1990년 쿠웨이트를 침공한 이라크에 대한 군사개입 결의안을 지지한 적이 있지만, 타국을 침공하지 않은 국가에 대한 군사개입에는 ‘내정 불간섭’ 원칙을 내세워 반대해 왔다. 이번 표결에서 의장국을 맡은 중국의 리바오퉁 유엔대사는 “중국은 안보리가 리비아 상황을 조속히 안정시키고 민간인에 대한 폭력 행위를 멈추기 위해 적절하고 필요한 조처를 취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발언하기까지 했다.

중국의 복잡한 ‘줄타기’는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급격히 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해 왔지만 서구에 비해 지정학적 영향력은 부족한 중국이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둔 다목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베이징의 소식통은 “중국의 속내는 카다피 정권이 지속될 경우 최대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카다피 옹호에 무게를 두고 있으나 카다피 정권이 붕괴하는 상황에도 대비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사우디 변수’도 영향을 미쳤다. 매일 110만배럴의 원유를 중국에 공급하는 사우디는 중국 에너지 정책의 핵심이지만, 리비아의 석유는 대부분 유럽으로 향하고 있다. 중국은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음으로써 사우디를 달래면서도, 카다피가 계속 권력을 유지할 경우에는 리비아의 석유 이권을 차지할 가능성도 열어놨다고 <아시아타임스>는 분석했다.

유엔 결의를 막지 않은 것은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커진 가운데 중국의 변화를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스인홍 인민대 교수는 21일 <월스트리트저널>에 “카다피군이 지난주 반란군을 강하게 밀어부치면서 안보리 회원국 사이에 중국이 리비아에 대한 개입을 막지 말고 빨리 처리해야 한다는 압력이 커졌다”고 말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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