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불신 각국 시민 주문 폭주
전문가 “돈 낭비일수도” 지적
전문가 “돈 낭비일수도” 지적
일본 후쿠시마 원전발 방사능 물질이 각국에 퍼지면서 방사선 측정기가 곳곳에서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건강에 문제가 없다’고 각국 정부가 강조하지만 일반인들은 정부 발표를 불신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방사선 측정기인 가이거 계수기가 없어서 못 팔릴 정도라고 최근 전했다.
방사선 측정기 제조업체 ‘인더스트리얼테스트시스템스’(ITS)의 마이크 맥브라이드는 “주문 전화가 전세계에서 걸려오고 있다”며 “일본 원전 사태로 판매량이 지붕을 뚫을 기세”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인 ‘가이거카운터닷컴’ 운영자 팀 플래너건은 “평소에는 한해에 1000대 정도가 팔렸고 대부분 지질학자와 보석 감정인 등이 사갔지만, 일본 원전 사고가 일어난 지 닷새 동안 이미 500대가 팔렸다”고 밝혔다. 대만의 일부 일식 식당에서는 손님들이 직접 방사능 수치를 재본 뒤 안심하고 식사할 수 있도록 측정기를 제공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가이거는 휴대용 방사선 감지기로 가격은 150~4000달러 정도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기기가 일본 원전에서 날아온 방사능 물질을 감지할 정도로 민감하지 않기 때문에 돈 낭비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 광둥성 선전의 초대형 전자상가 화창베이에도 최근 휴대용 방사선 측정기를 찾는 손님들이 크게 늘었다고 홍콩 <명보>가 보도했다. 측정기를 파는 가게주인 탕아무개는 “공장에 있던 재고를 모두 팔았고, 900위안 하던 물건이 1200위안으로 20%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주 고객은 선전에서 생활하는 일본인이나 일본내 가족 또는 친구에게 측정기를 보내려는 중국인들”이라고 말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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