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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미국 ‘인권 전쟁’

등록 2011-04-11 19:17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미 ‘인권보고서’ 발표 “반체제인사 탄압” 주장에
중 ‘인권기록’으로 “미국은 폭력범죄 사회” 맞불
‘미국은 폭력 범죄, 빈부격차, 인종·성 차별로 얼룩진 사회다’(중국의 <2010년 미국 인권기록>)

‘중국은 반체제 인사 탄압과 언론·인터넷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미국의 <2010 국가별 인권보고서>)

미국과 중국이 서로 거친 언사를 주고 받으며 ‘인권 전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11일 발표한 1만3000자 분량의 <미국 인권기록> 보고서를 통해 “미국은 자국 인권이 엉망이어서 ‘인권 재판관’으로 가장할 자격이 없다”며 “미국이 인권을 이용해 타국 내정을 간섭하는 ‘패도행위’를 그만둘 것을 충고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고서는 한해 430만건에 이르는 폭력범죄, 9.8%의 실업률, 증가하는 노숙자,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등 미국의 그늘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미국 국무부가 8일 <국가별 인권보고서>를 발표해 중국의 반체제 인사 탄압, 집회·종교 자유 제한 등을 비판한 데 대해 중국이 3일 만에 즉각 반격에 나선 것이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부장관이 8일 중국의 세계적 예술가 아이웨이웨이 구금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며 중국을 정조준하자, 중국 외교부는 9일 “미국이 인권 문제를 빌미로 우리 내정에 간섭하는 데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응수하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미국은 1977년부터 매년 각국의 인권 상황을 평가하는 보고서를 내놓고 있는데, 중국은 여기에 인권이 열악한 국가로 단골 등장하고 있다. 이에 맞서 중국은 1999년부터 매년 미국 인권에 대한 자체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으며, 공세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진찬룽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11일 <환구시보>에 “1990년대에는 미국 인권보고서의 지적을 받은 국가들이 큰 정치적 압력으로 받아들였지만, 이제는 영향력이 훨씬 약화됐다”며 “중국이 매년 발표하는 <미국 인권기록>이 보여주는 미국 인권 상황에 대한 시각이 점점 큰 관심을 끌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더이상 미국의 훈계를 듣지 않겠다’는 태도를 점점 분명히하고 있다. 말로는 반격하면서도 반체제 인사를 석방, 망명시키는 식으로 ‘타협’하기도 했던 과거와는 크게 달라진 것이다. 지난 3일 공안에 체포돼 ‘경제 범죄’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아이웨이웨이에 대해서도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 등 서방국가들이 일제히 석방을 요구하고 있으나, 중국은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편 ‘중국판 재스민 집회’ 시도가 감지된 2월 중순 이후 시작된 중국 정부의 ‘비판세력 재갈 물리기’는 점점 확대되고 있다. 공안 당국은 10일 옥외 예배에 참가하려던 ‘지하교회’인 서우왕교회의 신도 160여명을 체포했다고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 등이 보도했다. 지하교회란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지 않고 독립적인 종교 활동을 하는 교회를 뜻한다. 홍콩 언론들은 옥외예배를 하려던 장소가 재스민 집회 예정지로 예고된 지점에 가까웠고 예배에서 아이웨이웨이의 석방을 요구할 것이라는 소문이 있었던 점이 문제가 된 것으로 분석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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