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총리 ‘신중 접근’ 재확인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한국 정부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 선언을 요청했다. 그러나 한국은 이 협정에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중국을 공식방문 중인 김황식 국무총리는 14일 베이징 특파원들과의 조찬간담회에서 “원 총리는 우선 한-중 자유무역협정 협상을 개시하고 관련 문제들은 협상 과정에서 논의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총리는 “우선 협상 개시를 선언하는 것보다는 충분한 사전 검토를 하지 않으면 원만한 진행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한국 내 사정을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김 총리와 원 총리는 지난 13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양국간 자유무역협정과 북한 문제 등을 놓고 총리회담을 했다.
양국은 이번 총리 회담에서 자유무역협정과 관련한 ‘온도차’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김 총리는 “중국 쪽은 한-중 자유무역협정에 상당히 적극적인 의지가 있어 보였으나 우리는 농수산물 등의 민감한 분야와 관련해 좀더 검토가 필요한 상태”라며 “현재로선 일정과 추진 방향이 정해진 바는 없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남북 정상회담 등을 위한 남북간 물밑대화가 진행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노력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강하게 부인하지 않아 여운을 남겼다. 그는 “북한의 변화를 확인하고 유도하기 위해서라도 대화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총리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관련해 “원 총리와의 회담에서 사고 예방과 대처 방안에 대해 한·중·일 3국이 협조 수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며 “다음달 열릴 3국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의제로 올려 적극적 협력 방안을 도출하자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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