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 국제사회에 요청
중국, 티베트 사원봉쇄 한달째
중국, 티베트 사원봉쇄 한달째
티베트인 승려 푼초그(24)가 분신자살한 것은 한달 전인 지난달 16일이었다.
중국 서남부 쓰촨성의 티베트 자치지역 아바현에 있는 키르티사원에서 수련하던 그는 중국의 티베트 점령 정책에 항의하는 구호를 외치며 분신했다. 티베트인들의 반중국 시위 3돌을 맞아 경비가 삼엄하던 시기였다.
젊은 승려의 분신은 현지 티베트인들의 반중국 정서에 불을 붙였고, 한달이 지난 현재도 중국 무장경찰과 티베트인들의 충돌과 대치가 이어지면서 일촉즉발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에는 공안들이 ‘사상 재교육’을 시키겠다며 승려들을 키르티사원에서 끌어내려 하자 이를 막기 위해 주민 수천명이 모여들어 충돌이 벌어졌다. 이후 무장경찰은 사원을 봉쇄해 생필품 등의 반입을 차단하고 있으며, 주민들은 승려들을 지키려고 사원을 둘러싸고 있다고 <비비시>(BBC) 방송은 전했다.
인도에 망명중인 티베트 최고 종교 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상황이 계속되면 현지 티베트인들에게 재앙이 될 사태가 폭발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는 성명을 15일 발표했다. 그는 지난달 승려 푼초그가 분신했을 때 공안이 불을 끄려 하지 않고 오히려 푼초그를 구타하는 것을 본 승려들과 주민들이 분노하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달라이 라마는 “승려들과 티베트인들은 중국 정부가 대규모 탄압에 나설 구실로 삼을 수 있는 행동을 피해야 한다”며 국제사회가 중국 당국의 자제를 설득하고 중재에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아바 지역은 2008년에도 대규모 반중국 시위가 벌어졌던 곳이다. 외국 언론의 접근이 통제돼 정확한 상황을 확인하기는 힘들다. 중국 당국은 승려 분신에 대해서는 확인했지만, 주민들과의 대치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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