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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 고속철 사업, 거품 논란에 ‘급제동’

등록 2011-05-04 20:06

부패·막개발…부채율 60%
올 예산 2000억위안 감축
“미 서브프라임보다 위험”
거침없이 대륙을 고속질주하던 중국의 고속철도 프로그램에 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다. 고위층의 대규모 부정부패, 부실공사 우려, 막대한 정부 예산 투입으로 인한 거품 등으로 중국 경제 문제의 축소판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중국 철도부가 올해 1분기에 37억위안(5952억원)의 세전 손실을 기록했다고 3일 발표하면서, ‘고속철도발 거품 붕괴’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4일 보도했다. 성광주 철도부장과 셰쉬런 재정부장은 철도 부문의 부채가 “안전하고, 통제 가능한 범위 안에 있다”고 강조했으나, 중국 철도부의 3월말 현재 자산은 3조4100억위안, 부채는 1조9900억위안으로 부채 비율이 60%에 육박한다. 지난해 7000억위안(약 119조원)의 철도 부분 지출 중 5000억위안이 고속철도 건설에 사용됐다.

자오젠 베이징 교통대학 교수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고속철도 건설 비용이 중국 은행 시스템을 위협하는 새로운 부채 시한폭탄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중국이 겪게 될 ‘고속철도 부채 위기’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보다 심각하다”고 말했다. 수요가 부족한 곳에 우후죽순처럼 고속철도가 건설되고 요금도 비싸 몇몇 노선은 “거의 텅텅 빈 채” 운행되고 있다고 자오 교수는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철도부는 올해 7000억위안으로 잡혀있던 철도 건설 예산에서 2000억위안 정도를 줄이기로 했다고 <경제관찰보>가 4일 보도했다. “건설중인 고속철은 원안대로 진행하되 공사를 시작하지 않은 사업들은 필요한 노선만 선별적으로 건설하기로 해 많은 고속철 계획이 중단될 것”이라는 것이다.

실제 중국은 지난 10년 동안 고속철을 급격히 확대하면서 현재 전세계 고속철도의 3분의 1인 8548㎞의 고속철도를 운영하고 있다. 원래 계획에 따르면, 내년 말까지 1만3000㎞로, 2015년에는 1만6000㎞로 확장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10년 넘게 고속철 사업을 지휘해온 류즈쥔 전 철도부장이 지난 2월말 부정부패 혐의로 해임되면서, 확장 계획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류 전 부장은 고속철 공사 입찰 등에서 기업의 편의를 봐주고 8억위안(1327억원) 이상의 뇌물을 챙긴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고속철 대수술을 벌이고 있는 성광주 철도부 신임 부장은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기차’라고 자랑하던 고속철의 최고 속도를 기존의 시속 350㎞에서 300㎞로 낮추겠다고 지난달 밝혔다. 사고 위험을 낮추고 운임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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