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 90돌 앞두고 좌파 강화
빈부격차에 `마오정신 되살리기’
빈부격차에 `마오정신 되살리기’
7월1일 중국 공산당 창당 90주년 기념일을 맞이하는 중국에서 ‘홍색 물결’이 번져나가고 있다.
대장정 이후 중국 공산당의 근거지였던 산시성 옌안이나 후난성 사오산의 마오쩌둥 생가 등 공산혁명 ‘성지’들을 돌아보는 ‘홍색 관광’에 참가한 여행객들이 올들어 지난해에 비해 50% 이상 증가했다고 중국 국가여유국이 최근 발표했다. 90년 전 10여명의 청년들이 모여 중국 공산당을 결성했던, 상하이 번화가의 ‘공산당 1차 당대회 유적지’는 지난 6일 외벽 공사 등을 마치고 새단장한 모습으로 공개됐다.
6월에는 대규모 ‘홍색 관광문화 축제’가 마오쩌둥의 고향에서 열린다. 6월 간쑤성 칭양에서는 성정부 후원으로 ‘홍색 게임 대회’가 개최돼, 중국 전국에서 참가한 50여개팀이 홍군 군복 등을 차려 입고 ‘진지 습격’ ‘부상자 구출’ ‘40m 수류탄 투척’ 등을 겨룬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중국의 방송·영화 등을 감독하는 국가광전총국은 지난주 중국 전역의 주요 방송사에 공산당 창당 90주년을 앞둔 3개월 동안 첩보물이나 추리물, 애정 드라마 방영을 금지하고, 공산혁명을 다룬 40편의 ‘홍색 드라마’를 방송하도록 했다. 7월1일부터는 중화인민공화국 초기의 역사를 보여주는 드라마 <둥팡>이 중국 방송 채널을 석권할 예정이다.
사회주의 국가 중국에서 빈부격차와 부정부패, 부동산과 물가 급등 등에 대한 불만이 커지자, 마오쩌둥 시대에 대한 향수가 확산되고 정부도 사회의 ‘접착제’로서 홍색 이념을 내세우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해석한다. 우여우즈샹(wyzxsx.com)이나 마오쩌둥깃발(maoflag.net) 등 좌파 사이트를 중심으로 마오 정신 되살리기 움직임도 강해지고 있다. 하지만 정치·사회 문제에 대한 해법 대신 이데올로기 선전에 매달리는 풍조를 질타하는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허웨이팡 베이징대 교수(법학)은 지난달 인터넷에 ‘충칭 동지들에게’라는 공개서한을 발표해 “문화대혁명이 재연되고 법치의 이상이 사라지고 있다”고 홍색 캠페인을 비판했다. 자유주의 경제학자인 마오위스도 최근 ‘인간 마오로 돌아가기’라는 글을 발표해 마오쩌둥 숭배 풍조를 비판하며 좌·우파간의 논쟁을 촉발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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