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철거 첸밍치씨 정부에 억울함 호소했지만 헛수고
억울함 해결을 위한 항의성 자폭 잇따라
억울함 해결을 위한 항의성 자폭 잇따라
중국 푸젠성 푸저우에서 강제철거에 항의해 정부청사 건물 앞에서 사제폭탄을 터뜨린 농민이 온라인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52살의 농민 첸밍치는 지난 26일 오전 푸저우 정부 청사 건물 근처 3곳에서 사제폭탄을 터뜨려, 자신을 포함해 3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그의 비극은 1995년 당국이 고속도로를 건설한다며 그의 집을 강제철거하면서 시작됐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전했다. 처음에 첸은 희망을 잃지 않고 모아둔 50만위안으로 새 집을 지었다. 하지만 2002년 당국은 또다시 도로 건설을 이유로 그의 새 집도 강제철거했다. 첸의 이웃들은 당국의 보상금이 집을 짓는 데 쓴의 돈의 절반밖에 안되자 첸이 집밖에 항의 구호를 내걸고 저항했지만, 집이 철거됐고 철거반의 폭력에 시달린 첸의 아내도 몇년 뒤 숨졌다고 전했다.
첸은 이후 10년 가까이 중앙과 지방 정부에 억울함을 풀어달라며 청원에 나섰다. 폭파 사건을 저지르기 전 그는 자신의 사연을 알리기 위해 개설한 마이크로블로그(웨이보)에 “나는 정상이고 어떤 범죄나 불법행위도 저지른 적이 없다. 내 새 집이 불법적으로 강제철거되고 엄청난 손실을 입었고 10년 동안 정부에 청원했지만 헛수고였다. 내가 원하지 않는 길을 가게 된다면 그 때문이다”라는 글을 남겼다. 그는 “지방정부 간부들이 나와 이웃 7가구에 줄 보상금 중 1000만위안을 착복했다”고도 폭로했다.
사건 뒤 그의 웨이보에 3만명 이상의 팔로워가 등록하는 등 네티즌들이 그를 관리들의 부정부패에 맞서 싸운 ‘영웅’으로 평가하자, 당국은 그의 계정을 폐쇄했다.
첸밍치 사건을 비롯해 중국에선 최근 억울한 사연을 해결하겠다는 항의성 자폭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28일 쓰촨성 청두의 한 버스회사에서 폭발물이 폭발해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했으며, 구조대원들은 버스회사 차고 안에서 피범벅이 된 채 누워있는 사망자를 발견했다. 사망자가 이 버스 회사 직원이며 회사일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한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으며, 청두 버스회사 폭발 현장에 기자들의 접근 통제하고 있다.
지난 13일 간쑤성의 농촌 은행에서 공금 횡령으로 해고된 전 은행직원이 해고에 항의하며 폭발물을 터뜨려 40명 이상이 다쳤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