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직접 사태해결 지시…몽골인들 100여명 시위 계속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몽골족의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당근’과 ‘채찍’을 양손에 들고 ‘신속 진압 작전’을 벌이고 있다. 네이멍구가 수도 베이징과 인접해 있고, 6·4 천안문 사태 22돌도 코앞에 있어 중국 당국은 민족갈등의 불길을 초기에 진화하려 애쓰고 있다.
우선,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직접 나섰다. 후 주석은 30일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를 긴급 소집해 네이멍구 시위 등 사회 갈등 해결 방안을 논의하고, 사회관리를 강화·혁신하는 방안을 연구하도록 지시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네이멍구 정부는 모든 지역 탄광에 대한 전면적 조사를 벌여, 주민 생활에 악영향을 주는 행위를 해결하지 못하는 탄광의 생산을 중단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지난주부터 계속된 몽골인들의 대규모 시위가 광산 개발로 인한 목초지 파괴에 항의하다 죽은 두 몽골 유목민으로부터 시작된 점을 고려한 조처다.
중국 차세대 정치스타인 후춘화 네이멍구 당서기도 지난주 몽골족 학생과 교사들을 만나 범인 처벌을 약속한 데 이어, 네이멍구 인민검찰원은 두 유목민을 숨지게 한 탄광회사 트럭운전사들을 30일 살인 혐의로 기소하는 등 예외적으로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다. <환구시보>는 31일 관영언론으로는 이번 사태에 대해 처음으로 사설을 실어, “우리는 몽골족 민중이 범죄자에 대해 느끼는 분노와 광산 채굴이 생활을 위협할 때 느끼는 불안을 이해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서방 언론이 사건을 민족 충돌로 몰고가는 것은 맞지 않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30일에도 100명 이상의 몽골인들이 자치구 수도인 후허하오터시의 신화광장에 모여 1시간 넘게 공안과 대치한 채 시위를 벌이다 여러명이 체포됐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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