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천더밍 연합지도위 위원장 맡아…나선특구 착공식
장성택 북한 노동당 행정부장(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천더밍 중국 상무부장이 북-중 경협을 주도하는 양국 당·정부간 협조기구의 위원장을 맡아 황금평과 나선 개발을 추진하는 것으로 9일 확인됐다. 북-중 경제협력의 주요 무대가 될 북한 나선 경제무역구(특구) 개발 착공식도 이날 열렸다.
<신화통신>은 북한과 중국이 7~9일 나선 경제무역구와 황금평·위화도 경제구를 공동개발하기 위한 ‘중조경제개발합작연합지도위원회’ 회의를 중국 랴오닝성과 지린성에서 개최했으며, 이 기간 동안 나선과 황금평·위화도 경협사업 착공식을 열었다고 보도했다.
장성택 부장과 천더밍 부장이 각각 중국과 북한 쪽 위원장을 맡고 있는 지도위원회엔 중국에선 외교부, 공산당 대외연락부, 발전개혁위원회가, 북한 쪽에선 외무성, 노동당 국제부, 합영투자위원회 등이 참여하고 있다. 양국 중앙·지방정부와 당이 직접 개발을 챙기고 있다는 의미로, 북-중 경협이 예상보다 훨씬 심도있게 진행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또한 이번 회의는 2차 회의이며 첫 회의는 지난해 11월 평양에서 열렸다고 <신화통신>이 밝혀 양국이 중앙정부간 협조기구를 만들어 경제특구 개발을 준비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지도위원회는 회의를 통해 ‘정부 지도, 기업 위주, 시장운용, 상호호혜’를 북-중 경협 원칙으로 정하고, 나선·황금평 경제특구를 △북-중 경제협력의 시범구 △세계 각국과 경제무역합작 무대로 건설하기로 합의했다.
압록강변의 황금평 개발 착공식에 이어 이날 동해 쪽 나선 개발 착공식이 열림으로써 두 개발구를 동서 거점으로 하는 북-중 경협은 본격적인 단계에 접어들게 됐다. 장성택 행정부장과 천더밍 상무부장 등이 참석한 나선 개발 행사에선 훈춘과 나선을 잇는 53㎞ 도로 보수공사와 중국 투자기업들의 공장 착공식 등이 열렸다. 중국은 나선특구 개발을 통해 ‘동해 출항권’을 확보하게 됐는데, 낙후된 ‘창-지-투’(창춘-지린-두만강 유역) 개발과 나선 지역을 결합해 이 일대를 국제적 물류 거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을 밝히고 있다.
한편 중국 경제전문지 <경제관찰보>는 황금평 지역 개발과 관련해, 북한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최근 단둥을 방문해 비밀리에 홍콩 신헝지그룹의 가오징더 회장을 만나 신의주 발전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으며, 북한은 가오 회장이 신의주특구 행정장관을 맡기를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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