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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 철강황제가 된 빈농의 아들

등록 2011-06-15 21:05

선원룽 사강그룹 총재 인터뷰
면화공장 뒤뜰에 몰래 제철소
중 최대 민영철강회사로 키워
“포스코와 북한서 협력 고려”
가난한 농부의 아들이 면화공장 기계공으로 시작해 철강기업 총재로 우뚝 선 선원룽(66·사진) 사강그룹 총재의 성공신화는 중국 개혁개방 시대를 상징하는 무용담이다. 1975년, 그와 동료들은 공산주의 정책을 어기고 장쑤성 장자강 농촌 마을의 면화공장 뒤뜰에 몰래 제철 작업장을 만들었다. 30여년이 흐른 지금 이 회사는 중국 최대의 민영철강 회사이자 세계 6위(2009년 조강능력 기준)의 철강회사인 사강그룹으로 성장했다.

지난 13일 만난 선원룽 총재는 성공의 최대 비결로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과 남들이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일을 어떻게 해낼지 생각하는 사상의 개혁”을 꼽았다. 선 총재는 중국 개혁개방의 큰 흐름을 읽어내면서 과감한 결단으로 회사를 키웠다. 1979년 개혁개방 직후 주택 건설 붐을 미리 내다보고 창틀을 만들어 큰 돈을 벌었고, 1987년에는 위험하다는 만류를 뿌리치고 대규모 대출을 받아 영국 제철소에서 내다버리는 75t짜리 전기로를 사들여 회사를 키웠다. 철강 가격이 폭락한 2001년에는 독일 도르트문트에 있던 티센크루프 제철소 설비를 2400만달러의 헐값에 통째로 사들였고, 2003년께부터 중국 철강 수요가 급증하자 막대한 수익을 냈다.

선 총재는 중국 경제모델이 변화의 기로에 섰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과거 30년이 양적으로 발전하는 시기였다면, 과잉생산 상황에 들어선 현재는 더욱 정밀한 발전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철강 산업에 대해서도 “중국 전체 철강 생산 능력은 이미 7억∼8억t에 달해 공급 과잉”이라며 “앞으로는 기술 혁신, 신제품 개발, 품질 향상, 환경문제 개선 등의 과제를 해결해나가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 철강기업과 포스코 등 한국 철강기업들이 설비 면에서는 별 차이가 없지만, 연구개발과 정밀한 관리 면에서는 한국의 수준이 중국보다 높다”며 “이런 차이는 빠른 시일 안에 좁혀질 수 없다”고 말했다.

선 총재는 또 “중국과 북한의 경제 협력을 보면서, 어느 시기에 북한의 어떤 산업에 투자를 할 수 있는지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포스코와 북한에서 협력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철강 황제’로 불리는 선 총재지만, 출장 때는 비행기 이코노미석을 고집하는 검소함으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그는 “63살이 되기 전까지는 이코노미석만 탔는데 이제 나이가 너무 들었다고 사무실에서 이코노미석을 예약해주지 않아 비즈니스석을 타기 시작했다”며 웃었다.

장자강(중국 장쑤성)/글·사진 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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