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소식통 밝혀
북한이 내부 소요 사태 발생에 대비해 폭동진압 경찰조직인 ‘특별기동대’를 창설한 데 이어, 최근 중국에서 시위 진압용 장비를 대량으로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중국 동북지역의 랴오닝성 선양 등에서 중국 상인들을 통해 시위 진압용 부대가 사용할 최루탄, 헬멧, 방패 등을 대량으로 사들이고 있다고 대북 소식통들이 전했다. 방탄조끼를 비롯한 방호복, 시위대를 막을 때 쓰는 장애물 등의 구입도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의 소식통은 “이런 소식이 구매를 대행하는 현지의 중국 상인들을 통해 흘러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은 지난 4월 북한 인민군 작전국장 출신인 리명수가 주상성을 밀어내고 경찰청장에 해당하는 인민보안부장에 전격적으로 임명된 이후 나타난 변화로 알려졌다. 확보된 진압 장비는 북한이 도·시·군별로 조직한 특별기동대에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존재가 알려지기 시작한 북한의 특별기동대는 역 광장, 시장, 학교, 공원 등 소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특정 지역을 가정한 상황별 시위 진압 훈련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폭동진압 경찰 조직을 만들고 시위진압 장비를 구입하는 것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주민들의 ‘생계형 저항’에 대비해 내부단속을 강화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북-중 관계가 긴밀해지면서 양국간 공안 분야의 협조가 긴밀해진 가운데 북한의 안정을 원하는 중국이 자국의 공안 분야 경험과 기술을 전수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2월 멍젠주 중국 공안부장이 평양을 방문하는 등 중국 공안과 북한 인민보안부의 교류가 긴밀해지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중국에서 시위 장비를 어느 정도 규모로 사갔느냐가 중요하다”며 “대량으로 구입해 갔다면 내부에 어떤 조짐이 있거나 그런 상황에 미리 대비하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시위 장비를 구입해간 것만으로는 북한의 내부 상황에 대해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박병수 선임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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