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300㎞ 외국차량 들여와 시속 350~380㎞로 운행
운행중 사고도 은폐…‘베이징~상하이’ 개통 앞두고 경고
운행중 사고도 은폐…‘베이징~상하이’ 개통 앞두고 경고
저우이민 전 철도부 관료 폭로
중국은 이달 말 개통할 베이징-상하이(징후) 고속철 개통을 앞두고 지금 떠들썩하다. 중국 경제의 심장 두곳을 4시간48분 만에 주파할 세계 최장 1318㎞의 이 고속철은 중국 고속 성장의 또 하나의 상징이 될 터다. 개발 기대감으로 주변의 집값이 폭등하고, 강력한 경쟁자를 만난 항공사들은 항공권 할인에 나섰다.
하지만 거꾸로 중국 고속철의 위험불감증에 대한 경고음도 점점 커지고 있다. 중국이 ‘세계 최고’에 집착해 고속철의 속도를 무리하게 높였고, 운행중 사고도 은폐해 왔다는 사실까지 전직 정부 고위 관료의 폭로로 드러났다.
중국 철도부의 저우이민 전 과기사(국에 해당) 사장은 21일 <21세기 경제보도> 인터뷰에서 “철도부가 외국에서 최고 시속 300㎞의 고속철 기술을 들여와 시속 350~380㎞로 무리하게 속도를 높여 운행했다”고 밝혔다.
베이징-상하이 고속철에 투입될 허셰호 CRH380 차량에 대해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속철이라고 선전해 왔다. 하지만 저우 전 사장은 “일본과 독일의 고속철 차량도 실험실에서는 시속 400㎞로 달릴 수 있지만 실제 운행할 때는 안전 여유 속도를 남겨두고 시속 300㎞로 운행한다”며 “중국은 이 차량을 도입한 뒤 안전 여유 속도를 줄여 시속 350㎞의 신형 차량을 만든 것처럼 선전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허셰호 CRH380 열차의 원형은 일본 신칸센과 독일의 이체에(ICE)3이다. 저우 전 사장은 “일본의 가와사키 중공업과 독일 지멘스는 철도부와 계약할 때 이 차량의 최고시속은 300㎞라고 명시했고, 중국이 자체적으로 350~380㎞로 운영하다가 사고가 나면 그들은 책임지지 않는다”며 “중국은 과속 운행으로 인한 문제들을 해결할 기술이 없어, 문제가 발생하면 부작용은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저우 전 사장은 중국 고속철의 무리한 속도 높이기가 중국 고속철 확장을 주도해온 류즈쥔 전 철도부장의 ‘세계 제일’ 강박증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류즈쥔의 머릿속에는 ‘세계 제일’이 깊이 뿌리박혀 있었다”며 “류즈쥔이 시속 380㎞의 고속열차를 만들라고 요구했고 불과 1~2년 만에 대량생산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긴 8548㎞ 구간에서 고속철을 운행하기까지 국책사업을 총지휘했던 류즈쥔 전 철도부장은 고속철 입찰 과정에서 대규모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 2월 말 해임돼 조사를 받고 있다. 저우 전 사장은 이미 개통한 중국 고속철에서 무리한 운행으로 지반침하와 운행중 사고가 계속 일어났지만, 철도부가 이를 은폐해 왔다고 비판했다. 그에 따르면, 베이징-선양 고속철에 운행되는 CRH5형 열차가 여러차례 고장을 일으켜 운행중 멈춰섰고, 타이위안-스자좡, 베이징-톈진 고속철에선 심각한 지반침하 현상이 나타났다. 2009년 12월26일 개통 당시 세계 최고속으로 대대적으로 선전했던 우한-광저우 고속철도 여러차례 고장을 일으켰다. 지난 1월23일 광저우역을 출발할 때 전력설비 고장으로 열차 꼭대기에서 폭발음이 나면서 불꽃이 튄 것이 가장 최근의 사례다. 베이징-상하이 고속철은 이달 말 개통할 예정이지만, 당국은 22일까지도 정확한 첫 운행 날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일단 중국 철도부는 베이징-상하이 고속철이 시속 350㎞로 운행해도 문제가 없지만,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최고 시속 300㎞로 운행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긴 8548㎞ 구간에서 고속철을 운행하기까지 국책사업을 총지휘했던 류즈쥔 전 철도부장은 고속철 입찰 과정에서 대규모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 2월 말 해임돼 조사를 받고 있다. 저우 전 사장은 이미 개통한 중국 고속철에서 무리한 운행으로 지반침하와 운행중 사고가 계속 일어났지만, 철도부가 이를 은폐해 왔다고 비판했다. 그에 따르면, 베이징-선양 고속철에 운행되는 CRH5형 열차가 여러차례 고장을 일으켜 운행중 멈춰섰고, 타이위안-스자좡, 베이징-톈진 고속철에선 심각한 지반침하 현상이 나타났다. 2009년 12월26일 개통 당시 세계 최고속으로 대대적으로 선전했던 우한-광저우 고속철도 여러차례 고장을 일으켰다. 지난 1월23일 광저우역을 출발할 때 전력설비 고장으로 열차 꼭대기에서 폭발음이 나면서 불꽃이 튄 것이 가장 최근의 사례다. 베이징-상하이 고속철은 이달 말 개통할 예정이지만, 당국은 22일까지도 정확한 첫 운행 날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일단 중국 철도부는 베이징-상하이 고속철이 시속 350㎞로 운행해도 문제가 없지만,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최고 시속 300㎞로 운행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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