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상하이’ 개통 앞 경고
저우이민 전 철도부 관리 폭로 “운행중 사고도 은폐”
시속 300㎞ 차량 수입해 시속 350~380㎞로 운행
저우이민 전 철도부 관리 폭로 “운행중 사고도 은폐”
시속 300㎞ 차량 수입해 시속 350~380㎞로 운행
중국은 7월1일 공산당 창당 90돌에 맞춰 이달 말 개통하는 베이징~상하이 고속철(징후 고속철)이 또 한번의 경제도약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기대감에 지금 떠들썩하다. 중국 경제의 심장 두곳을 4시간48분 만에 주파할 세계 최장 1318㎞의 이 고속철은 중국 고속성장의 새로운 상징이 될 터. 징후 고속철이 지나는 7개 성·시는 국내총생산(GDP)의 43.3%를 차지한다. 개발 기대감으로 주변의 집값이 폭등하고, 강력한 경쟁자를 만난 항공사들은 항공권 할인에 나섰다.
하지만 화려함의 이면에선 위험불감증에 대한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중국이 ‘세계 최고’에 집착해 고속철의 속도를 무리하게 높였고, 운행중 사고도 은폐해 왔다는 사실이 전직 정부 고위 관료의 폭로로 드러났다.
중국 철도부의 저우이민 전 과기사(국에 해당) 사장은 21일 <21세기 경제보도> 인터뷰에서 “철도부가 외국에서 최고 시속 300㎞의 고속철 기술을 들여와 시속 350~380㎞로 무리하게 속도를 높여 운행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징후 고속철에 투입될 허셰호 시아르에이치(CRH)380 차량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속철이라고 선전해 왔다. 하지만 저우 전 사장은 “일본과 독일의 고속철 차량도 실험에서는 시속 400㎞로 달릴 수 있지만 실제 운행 때는 안전 여유 속도를 남겨두고 시속 300㎞로 운행한다”며 “중국은 이 차량을 도입한 뒤 안전 여유 속도를 줄여 시속 350㎞의 신형 차량을 만든 것처럼 선전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허셰호 CRH380 열차의 원형은 일본 신칸센과 독일의 이체에(ICE)3이다. 저우 전 사장은 “일본의 가와사키 중공업과 독일 지멘스는 철도부와 계약할 때 최고시속은 300㎞라고 명시해, 중국이 자체적으로 350~380㎞로 운영하다가 사고가 나면 그들은 책임지지 않는다”며 “과속 운행으로 인한 문제들을 해결할 기술이 중국엔 없어 문제가 발생하면 부작용은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저우 전 사장은 이런 무리수가 중국 고속철 확장을 주도해온 류즈쥔 전 철도부장의 ‘세계 제일’ 강박증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긴 8548㎞ 구간에서 고속철을 운행하기까지 국책사업을 총지휘했던 류즈쥔은 고속철 입찰 과정에서 대규모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 2월 말 해임돼 조사를 받고 있다.
그는 또 이미 개통한 중국 고속철에서 일어난 사고도 철도부가 은폐했다고 폭로했다. 베이징~선양 고속철에 운행되는 CRH5형 열차가 여러차례 고장을 일으켜 운행중 멈춰섰고, 타이위안~스자좡, 베이징~톈진 고속철에선 심각한 지반침하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당국은 아직 징후 고속철의 정확한 첫 운행 날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일단 중국 철도부는 징후 고속철이 시속 350㎞로 운행해도 문제가 없지만,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최고 시속 300㎞로 운행할 것이라고 밝힌 상황이다. 요금은 이등석 555위안(9만3000원), 특등석 1750위안(29만3000원) 등으로 항공권 정상가(1300~3000위안)의 절반 정도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인천공항공사, 헐값으로 팔아 뭐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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