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문제 등 쟁점서
중 “미국은 빠져라” 경고
미 “필리핀 돕겠다” 반박
중 “미국은 빠져라” 경고
미 “필리핀 돕겠다” 반박
미국과 중국이 아시아 지역의 주요 현안을 공동 논의하는 ‘아시아·태평양 사무협상’(아·태 사무협상) 첫 회의가 25일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다. 이를 앞두고 미·중 양국은 남중국해, 미-일 동맹 강화 등 아시아의 주요 안보 쟁점을 놓고 사전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미-일 동맹은 특별한 역사적 환경 아래 형성된 양자 합의에 의한 것이고, 양자 관계의 범위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21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일 안전보장협의위원회’에서 미·일 양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공동 훈련과 군사시설 공동 사용 확대 등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한 데 대한 ‘경고’적인 성격이다.
중국과 필리핀·베트남 사이에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이 고조된 상황에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23일 필리핀의 해군 현대화를 위해 장비를 지원하겠다고 밝혀, 중국 견제에 나섰다. 클린턴 장관은 워싱턴에서 알베르트 델 로사리오 필리핀 외교장관과 회담한 뒤 “우리는 필리핀의 국방을 지원할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최근 남중국해에서 벌어진 일들이 평화와 안보를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의 이런 발언은 추이톈카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22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미국은 빠져 달라고 촉구한 것에 대한 정면 반박이다. 추이 부부장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개입하면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며 “일부 국가들이 불장난을 하고 있으며, 미국이 이 불에 데지 않기를 바란다”는 고강도 발언을 한 바 있다.
25일 열리는 아·태 사무협상에는 미국의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중국의 추이톈카이 외교부 부부장을 수석대표로 한 양국 대표단이 남중국해와 북한, 미얀마 문제를 주요 이슈로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아시아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 회의의 개최를 요구해 왔고, 지난 5월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 미국이 이에 동의해 이번에 처음으로 회의가 열린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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