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상하이 고속철(징후 고속철) 현황
안전 논란 있었지만
흔들림·소음 적은 편
새 경제동맥 기대감
흔들림·소음 적은 편
새 경제동맥 기대감
열차가 움직이기 시작한 지 11분 만에 전광판에는 시속 306㎞를 나타내는 붉은 글씨가 선명했다.
27일 오전 8시56분, ‘중국 고속성장’의 새로운 상징이 될 ‘베이징~상하이 고속철’(징후 고속철)이 베이징 남역을 출발했다. 중국 정부는 30일 정식 운행을 앞두고 이날 국내외 취재진을 태운 열차를 시험 운행했다.
상하이 훙차오역까지 1318㎞를 4시간44분 만에 주파했다. 최소 4시간48분이 걸리는 정식운행보다 정차역이 적었기 때문이다. 징후고속철은 속도에 비해 흔들림이나 소음 없이 편안하고 쾌적했다. 휴대전화는 물론 인터넷 사용도 무난했다.
창밖으로는 톈진·지난·난징·우시·쑤저우 등 중국 동부의 경제 중심지들이 스쳐 지나갔다. 세계 최장의 징후 고속철은 수도 베이징과 경제중심 상하이를 비롯해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43.3%를 차지하는 지역의 소비시장과 산업을 긴밀하게 통합해 새 경제 통로를 만들어낸다. 수나라 때 건설된 베이징~항저우 대운하가 중국 제국들의 경제기반이 된 것처럼, 7월1일 공산당 90돌을 앞두고 개통하는 징후 고속철은 ‘육상 대운하’로서 중국 경제와 생활의 큰 변화를 예고한다. 한해 평균 8000만명의 승객과 1억3000만t의 화물을 실어나르는 새 경제 동맥의 등장이다.
허화우 중국 철도부 총공정사(수석 엔지니어)는 “베이징~상하이 고속철에 투입될 허셰호 CRH-380 열차의 안전을 절대적으로 보장할 수 있고, 시속 350㎞로 운행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얼마 전 저우이민 철도부 전 과기사장이 “철도부가 외국에서 최고 시속 300㎞의 고속철 기술을 들여와 시속 350~380㎞로 무리하게 속도를 높여 운행했다”고 폭로해 중국 고속철 안전 논란이 이는 것을 의식한 발언이다.
중국은 대륙을 종횡으로 가로지르는 ‘4종4횡’의 고속철도망 구축을 추진중이며, 미국 고속철 입찰에도 참여하는 등 세계 고속철 산업의 강자로 부상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단기간에 과잉투자가 이뤄져 부채가 급증하고 일부 구간은 승객 부족으로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등 ‘고속철 거품’ 논란도 커지고 있다.
징후고속철/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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