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 90주년 행사에 불참
차기 지도부 구성 영향줄 듯
차기 지도부 구성 영향줄 듯
지난 1일 중국 공산당 90주년 행사에 장쩌민(85) 전 국가주석이 불참한 것을 계기로 장 전 주석의 중병설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내년 권력 교체를 앞두고 이미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중국 차기 지도부 경쟁에도 중요한 변수다.
당시 텔레비전 생중계 화면에는 82살의 주룽지 전 총리를 비롯해 리펑 전 총리, 쩡칭훙 전 국가부주석 등 주요 원로들이 모두 참석했지만, 장 전 주석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2009년 건국 60돌 기념식,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등에 빠짐없이 참석했던 장 전 주석이 중국 공산당의 중요 정치행사인 이번 행사에 불참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몇달 전부터 떠돌던 건강 악화설을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홍콩 <명보> 등은 전했다. 홍콩 <봉황위성텔레비전>은 6월 말 당 지도부 사정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장 전 주석이 4월 중병을 앓아 생명의 고비를 넘겼으며, 건강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장 전 주석의 건강이 크게 악화된 게 사실이라면, 차기 중국 지도부 교체에 미치는 그의 영향력이 급속히 줄고 있다는 의미다. 상하이방(상하이를 기반으로 하는 중국 정치세력)의 거두인 장 전 주석은 2005년 5월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막후에서 ‘원로정치’를 통해 큰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내년 가을 등장할 차기 지도부 구성을 앞두고, 장 전 주석이 막후에서 상하이방과 태자당(혁명원로와 고위 간부 자제들)을 지원할 것으로 관측돼 왔으나, 그의 영향력이 줄면 이 두 파벌의 정치인들에게는 불리한 요소다. 대신 공청단(공산주의청년동맹)을 기반으로 하는 후진타오 주석은 좀더 여유 있게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장 전 주석은 상하이 엑스포 개막을 2주 앞둔 지난해 4월22일 엑스포관을 참관한 이후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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