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85) 전 국가주석
중국 인터넷서 ‘혼수상태’ 보도 등 잇따라
‘내년 권력교체’ 파벌경쟁 중요 변수될 듯
‘내년 권력교체’ 파벌경쟁 중요 변수될 듯
중국 정치의 막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장쩌민(85) 전 국가주석이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인터넷과 홍콩·대만 언론 등에선 한때 장 전 주석의 사망설이 돌기도 했다.
홍콩의 중국 관련 사이트와 언론들은 6일 “장 전 주석이 베이징의 301병원(인민해방군총병원)에서 응급치료 중이지만, 이미 심장 대부분이 경화돼 산소호흡기로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치적으로는 이미 사망했다”는 등의 내용을 보도했다. 상하이의 소식통도 “장 전 주석이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보이지만, 숨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5일 밤부터 중국 인터넷에선 ‘301병원에서 국가지도자가 세상을 떠났다’는 등 장 전 주석 사망설이 잇따라 올라왔다. 하지만 6일엔 대부분 검열로 삭제됐고 ‘장쩌민’ ‘301’ 등으로 검색하면 검색이 차단되고 있다.
미국에서 운영되는 중국 민주파 인사들의 사이트 보쉰이 6일 오전 중국 내 소식통을 인용해 “장 전 주석이 5일 자정을 전후해 301병원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하면서 사망설이 급속히 확산됐다. 하지만 이 매체는 오후 기사에선 ‘더욱 믿을 만한 소식통’을 인용해 “장 전 주석이 간암으로 혼수상태이며, 심장 기능을 상실했으나 뇌 기능은 유지되고 있는 상태”라며, 입원한 장소도 베이징 301병원이 아닌 상하이의 화둥병원이라고 정정했다. 이후에는 장 전 주석의 건강이 좋은 상태라는 보도도 내놓아 혼선이 일기도 했다.
장 전 주석이 입원중인 것으로 알려진 베이징 하이뎬구 301병원 주변은 6일 오후 현재 경계가 특별히 강화되는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으며, 일반인들의 출입도 자유로웠다. 상하이 옌안시루의 화둥병원에도 특별한 움직임은 없지만 경비 수십명이 무전기를 들고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관례에 따르면, 중국 국가지도자가 사망하면 <신화통신> 등 관영매체 사이트가 흑백으로 바뀌지만, 아직 특별한 보도나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중국 지도부도 해외 순방 일정 등을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 1일 중국의 주요 정치행사인 공산당 90돌 기념식에 주요 원로들이 모두 참석했지만, 장 전 주석은 불참해 위독설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장 전 주석이 위독하거나 사망할 경우 내년 중국 권력 교체를 앞둔 공산당 내 파벌 경쟁의 중요한 변수가 된다. 상하이방(상하이를 기반으로 하는 중국 정치세력)의 거두인 장 전 주석은 2005년 5월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막후에서 상하이방과 태자당(혁명원로와 고위 간부 자제들)을 지원하며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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