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전히 소문” 한줄 영문기사
검열 강화…사망설 확산 차단
검열 강화…사망설 확산 차단
7일 낮 12시께 중국 <신화통신>은 “권위 있는 소식통”을 인용해 “장쩌민 전 주석이 병으로 사망했다는 최근 몇몇 외국 언론의 보도는 순전히 소문일 뿐이다”라는 한줄짜리 영문 기사를 사이트에 올렸다.
중국 정부가 관영 <신화통신>을 인용해 공식적으로 장 전 주석의 사망설을 부인함으로써, 지난 며칠 동안 전세계의 관심을 집중시킨 ‘장쩌민 사망설’은 일단 잦아들게 됐다. 통신은 대외용인 영문 기사로만 관련 내용을 보도했을 뿐, 중국인들이 널리 볼 수 있는 중국어판 기사로는 내보내지 않았고 영문판 기사도 곧 내렸다.
이 보도가 나오기 직전 일본 <산케이신문> 인터넷판은 중-일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장 전 주석이 6일 밤 베이징 301병원(인민해방군총의원)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호외 발행을 준비했던 듯 호외 피디에프(PDF)판을 홈페이지에 게재했지만 실제 발행하지는 않았다.
6일 밤에는 홍콩의 민간 방송 <야저우텔레비전>이 ‘장 전 주석이 병으로 서거했다’는 뉴스를 계속 내보내는 등, 지난 이틀새 장 전 주석의 사망설이 급속히 확산됐다.
내년 가을 중국 공산당의 권력 교체가 이뤄지는 18차 당대회를 앞두고 ‘장쩌민 사망설’이 중국 권력구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에서, 중국 검열 당국은 이와 관련한 모든 검열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 7일에도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는 ‘장쩌민’은 물론 ‘장(강)’ ‘301병원’ ‘태상황’ ‘사망’ ‘심근경색’ ‘심장마비’ ‘야저우텔레비전’ 등의 검색어를 치면 ‘관련 법 규정에 따라 검색 결과를 보여줄 수 없다’는 문구가 뜨고 있다. 장 전 주석의 성인 장(江)을 검색할 수 없게 돼 강 이름도 제대로 검색할 수 없는 해프닝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 당국이 장 전 주석의 사망설을 공식 부인했지만, 85살 고령의 장 전 주석이 공산당 90주년 행사에 불참하는 등 건강이 크게 악화됐다는 징후들이 포착되고 있기 때문에 그의 건강 문제는 계속 민감한 초점으로 남을 전망이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