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열차 기술도용 논란 커져
중국이 베이징~상하이 고속철(징후고속철) 기술의 국외 특허를 신청하겠다고 나서면서, 중국과 일본 사이에 고속철 기술 도용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중국 철도부의 왕융핑 대변인은 7일 <신화통신> 사이트를 통한 누리꾼들과의 대화에서 “중국 고속철의 여러 기술 표준은 이미 일본 신칸센 수준을 한참 넘어섰다”며 “신칸센과 징후고속철은 속도, 편안함, 기술 면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해외에서 특허 신청한 고속철 기술은 독자적으로 개발된 것이며, 다른 국가의 고속철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일본 <산케이신문>이 징후고속철을 ‘해적판 신칸센’이라고 표현한 것과 관련해 “많은 일본 매체들이 허황된 말을 하고 있는데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중국은 고속철 개발 초기인 2004년 일본 가와사키 중공업으로부터 신칸센 기술을 수입해 초기 고속철 열차 모델인 시속 200㎞의 CHR2를 제작했다. 지난달 30일 개통한 베이징~상하이 노선에는 중국이 최고속도 380㎞라고 자랑하는 최신형 고속열차 CHR380A가 투입됐는데, 중국은 이 기술에 대해 미국, 일본, 브라질, 러시아, 유럽연합 등 5개 지역에서 특허 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가와사키 중공업은 중국이 신칸센을 기반으로 한 고속철 기술을 중국 내에서만 써야 한다는 계약 내용에 어긋난다고 반발하고 있다. 가와사키 중공업의 오하시 다다하루 회장은 지난주 중국의 고속철 특허 신청의 중-일 간 고속철 계약 위반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은 CHR380A는 독자적 연구를 통해 개발한 것이고 국외 특허출원과 수출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4일 중국을 방문한 마쓰모토 다케아키 일본 외무상이 이 문제를 언급하자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중국이 특허 신청한 기술은 중국이 자체 개발한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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