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선 접촉 이상…운행중단 잇따라
“베이징-상하이 고속철(징후고속철)이 또 고장났다.”
12일 낮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가 바빠졌다. 중국이 자랑하는 징후고속철이 개통 열흘 만인 10일 고장을 일으킨 데 이어, 이날 다시 전력공급 중단으로 운행이 중단되자, 승객들이 실시간으로 열차 안 상황을 ‘생중계’하기 시작했다.
12일 오전 10시50분께 징후고속철이 통과하는 안후이성 쑤저우역 부근에서 전기 공급 중단으로 상하이발 D182 고속열차가 비상 정차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승객 샤아무개는 <동방조보>에 “열차가 쑤저우동역에 도착하기 직전 갑자기 전기가 끊기면서 급정차했고 열차 내 에어컨 가동도 중단돼 더워 죽을 것 같았다”며 “승무원들에게 이유를 묻자 조사중이라는 대답만 돌아왔다”고 말했다. 열차는 40분이 지난 오전 11시30분께 다시 움직였으나 5분만에 또 급정차했다. 이날 오전 산둥성 짜오좡에선 G105열차가, 안후이성 벙부역에선 G212열차가 멈춰서는 등 사고가 잇따랐다. 지난 10일에는 산둥성 취푸와 자오좡 사이 구간에서 상하이로 향하던 징후고속철이 2시간 동안 운행이 중단되고 19편의 열차가 연착했다. 모두 전력선 접촉 이상 때문이었다.
중국 공산당 90주년 기념일을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 화려하게 개통한 징후고속철이 열흘 만에 계속 사고를 일으키자, 고속철 안전에 대한 불만과 불안도 커지고 있다. 웨이보는 ‘중국 고속철이 국제적인 웃음거리가 됐다’, ‘뭐든지 세계 제일이라더니 사고도 세계 제1기록이다’ 등 비판 여론으로 뒤덮였다. 상하이철도국은 “12일 전력공급 설비 고장으로 일부 열차가 연착했으나, 2시간 만에 수리가 완료됐다”며 “불편을 빚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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