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7배 오염…적조현상 발생
한국 서해와 가까운 중국 보하이만 해상 유전에서 원유 유출 사고가 일어난 지 6주가 지났지만, 사고 원인과 정확한 원유 유출 지점이 파악되지 않아 추가 유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고 해역에는 적조현상이 나타났다.
중국국가해양국 산하 중국해양환경감시감측함대 북해총대의 린중팡 부대장은 사고가 일어난 펑라이 유전을 운영하고 있는 미국 석유회사 코노코필립스에 원유 유출 원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지만, 정확한 사고 원인과 원유 유출 지점에 대해 보고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신화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코노코필립스는 6월4일 이후로 산둥성 펑라이 유전의 플랫폼 B와 C에서 기름 유출이 관찰돼 접합 작업 등을 통해 상당 부분 해결했지만, 플랫폼 B 근처에선 소량의 원유 유출이 여전히 관찰되고 있다고 밝혔다. 코노코필립스는 유출된 원유가 1500~2000배럴 정도라고 밝혔지만, 중국 정부는 정확한 유출량에 대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중국국가해양국은 지난주 사고 유전에 대해 생산 중단 지시를 내린 상태다.
중국해양석유와 코노코필립스가 운영하는 중국 산둥성의 해상 유전 펑라이 19-3 광구의 플랫폼 B와 C에서 지난달 두차례 일어난 원유 유출 사고 사실은 뒤늦게 인터넷에서 폭로되며 알려졌다. 이미 서울시 면적의 7배에 해당하는 4240㎢의 해역이 오염됐으며, 15일 부근 해역에선 길이 2해리에 걸쳐 적조현상이 관찰됐다.
사고 해역과 가까운 산둥성 옌타이 창다오현 등에서는 양식장의 어패류가 대량으로 폐사하고 있다고 <명보>가 17일 전했다. 원유 유출 지점에서 약 30㎞ 떨어진 이 지역 양식장에서 일부 조개류는 절반 이상이 폐사했으며, 가물치 등 어류도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 양식 어민 창런가이는 “올해처럼 폐사율이 높은 것은 처음”이라며 “죽은 조개를 걷어올리는 것이 주요 일과”라고 말했다. 이 지역 주민들은 석유 냄새가 심해 해산물을 먹을 수 없다고 호소하고 있고, 이 지역 해산물 가격은 절반 이하로 폭락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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