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구르인 사망수 뒤늦게 확인
“폭도들, 알라 외친 외부세력”
“폭도들, 알라 외친 외부세력”
중국 공안 당국이 신장위구르자치구 호탄(허톈)시에서 지난 18일 일어난 ‘파출소 습격 사건’ 당시 14명의 ‘폭도’를 사살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이번 사건의 사망자는 적어도 18명으로 늘었다. 중국 당국은 그동안 경찰과 인질 사망자만을 밝히고, 파출소를 공격한 위구르인 사망자 수에 대한 보도를 삭제했다가 다시 공개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호탄시 공안 및 당 관계자들은 20일 <신화통신>에 당시 공안이 ‘폭도’ 14명을 사살했다며, “파출소에 난입한 이들은 불을 지르고 ‘알라는 유일하다’는 종교 구호를 외쳤으며, 화염병과 돌을 던지며 경찰에 저항했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폭도’ 전원이 20∼40대 남성으로 호탄 지역 말투를 쓰지 않았다며, ‘외부 세력이 개입한 테러’임을 강조했다. 신장자치구 공산당 선전부 산하 사이트 <톈산망>도 20일, 18명의 폭도가 16일 호탄에 잠입해 무기를 제조했으며 공안과 무장경찰이 수차례 경고한 뒤 14명의 폭도를 살해하고 4명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사건 직후인 18일 12시10분께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인터넷판은 “공안과 무장경찰이 현장에 도착해 14명을 사살했다”고 보도했으나 삭제됐다. 대신, 같은날 저녁 <신화통신>은 인질 2명과 경찰 1명, 보안요원 1명 등 4명이 숨지고 ‘수명의 폭도를 사살했다’고만 전해, ‘축소 보도’를 하는 듯한 모양새를 보였다.
하지만 독일에 있는 위구르족 망명단체인 ‘세계위구르협회’가 19일 이번 사태가 체포된 위구르족 청년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평화로운 시위로 시작됐으며, 시위대중 14명이 공안에 맞아 죽고 6명은 사살됐다고 주장하자, 신화통신은 20일 뒤늦게 시위대 사망자수를 공개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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