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흉기 난자 19명 사망…위구르협회 “억압통치가 원인”
중국 민족문제의 ‘화약고’로 불리는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카슈가르(중국명 카스)에서 지난 주말 일어난 연쇄 폭탄·흉기 공격에 대해, 중국 정부는 ‘파키스탄에서 훈련을 받은 뒤 잠입한 분리주의자들의 테러’로 규정하고 나섰다. 사건 뒤 중국 당국은 종교 근본주의 세력 소탕을 지시하면서 대대적인 검거 선풍을 예고했다.
카슈가르 시정부는 1일 정부 사이트에 올린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일군의 종교 극단주의자들이 조직적·계획적으로 저지른 테러”라며 “붙잡힌 용의자들을 조사한 결과 주모자들은 파키스탄에서 ‘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에 가담한 뒤 훈련캠프에서 폭발물 등에 대한 훈련을 받고 중국으로 잠입했다”고 발표했다. 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은 신장에서 중국 정부를 몰아내고 위구르족들의 동투르키스탄 국가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대표적 분리주의 단체다.
신장자치구 장춘셴 당 서기는 31일 연 대책회의에서 “우리는 결연하게 종교 극단주의 세력과 싸울 것이고 불법적 종교 활동을 금지할 것”이라며 종교 근본주의 세력에 대한 강력한 소탕을 지시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위구르족들은 당국이 분리주의자 소탕을 명분으로 신장 내 위구르족들에 대한 대규모 검거에 나설 것을 우려한다. 망명 위구르족 단체인 세계위구르회의의 딜샤트 라시트 대변인은 “이번 사건 이후 위구르족 100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말했다.
7월18일 신장 남부 호탄(허톈)에서 경찰서 공격으로 20여명이 숨진 지 2주 만에 일어난 카슈가르 사건으로 신장 통치에 대한 중대 도전에 직면한 중국 정부는 카슈가르에 계엄령을 내리고 삼엄한 경계를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내 곳곳에 군·무장경찰 병력이 대거 배치되고, 정부 차량이 거리를 순찰하면서 주민들을 집으로 돌려보내고 있으며, 시내 곳곳에서 교통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고 홍콩 <명보> 등이 전했다.
30~31일 24시간 안에 연쇄적으로 일어난 2건의 폭탄 공격과 2건의 흉기 난자 사건으로 인한 사망자가 애초 알려진 15명에서 19명으로 늘어나는 등 사상자가 60여명에 이른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31일 폭발물이 터진 뒤에도 런민시루(인민서로)의 보행거리에서 용의자들이 한 식당에 먼저 난입해 주인과 종업원 1명을 살해하고 불을 지른 뒤 거리로 나와 행인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렀으며, 이 과정에서 초기에 알려진 것보다 사상자가 3명 더 늘어나 민간인 6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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