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부통령, 5박6일 방중
‘최대 채권국’ 달래기도
‘최대 채권국’ 달래기도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5박6일의 이례적으로 긴 일정표를 들고 17일부터 중국을 방문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바이든 부통령의 전 일정에 동행한다.
바이든 부통령의 최우선 임무는 중국 차기 지도자인 시진핑 부주석과 우호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미국 쪽에선 강조하고 있다. 바이든 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인 토니 블린컨은 15일 기자회견에서 “주요 방문 목적은 중국의 미래 지도부를 이해하고 시진핑 부주석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미-중관계의 미래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봉황위성텔레비전> 등이 보도했다.
미국과 중국은 바이든 부통령과 시진핑 부주석이 오는 20일부터 중국 서부의 경제·문화 중심지인 쓰촨성 청두를 함께 방문해 쓰촨대지진 피해 복구지역과 고대 수리시설인 두장옌 등을 돌아보고, 청두의 식당에서 개인적 비공식 회담을 하는 특별 일정을 짜놓았다. 베이징에선 후진타오 국가주석, 원자바오 총리 등과의 면담과 시진핑 부주석 주최의 공식 환영만찬 등의 일정도 마련돼 있다.
미국 국가부채 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중국 달래기’도 바이든 부통령의 주요 임무다. 3조2000억달러 외환보유고의 약 75%를 달러화 자산에 투자한 최대 채권국 중국은 ‘미국의 빚 중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미국에 투자한 막대한 자산의 안전을 보장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바이든 부통령은 미국 경제가 여전히 강하고 중국의 달러 자산이 안전하다고 강조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미국 재무부 통계를 보면 일본 등 주요 채권국들의 6월 미국 국채보유는 168억달러 줄었지만, 중국은 57억달러어치를 추가로 사들여 미국 국채 보유액이 1조1655억달러로 늘었다고 <중국신문사>는 보도했다.
대만에 대한 미국의 F-16 전투기 판매에 대해 바이든 부통령이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도 중국 지도부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문제다. 대만은 미국에 F-16C/D 전투기 66대 판매를 요구하고 있으며,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의 반대를 의식해 F-16 C/D는 판매하지 않고 대만이 보유한 F-16 A/B의 성능 향상용 무기 판매를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든 부통령은 중국에 이어 일본과 몽골을 방문할 예정이지만, 한국 방문은 일정에 넣지 않았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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