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중 목표·책임 공유”
“미국 경제가 부채 때문에 디폴트에 빠진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빠지지 않을 것이다.”
중국을 방문중인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21일 쓰촨성 청두의 쓰촨대학에서 학생 400여명 앞에서 연설하면서 “미국은 여전히 최고의 투자처”라고 말했다. 방중 내내 그는 여러 기회를 통해 ‘최대 채권국’ 중국의 미국 국채 투자가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중국과 미국은 같은 위협과 목표, 책임을 공유하고 있다”며 양국이 직면한 심각한 위협으로 북한과 이란의 핵,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 등을 거론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양국 군 장성들도 외교관들만큼 빈번하게 교류해야 한다”며 양대 강대국의 군사교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인권문제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중국은 시민, 학생과 정부 사이의 소통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며 “자유가 사람들의 모든 잠재력을 발휘하게 하며, 자유가 없으면 불안정이 심화된다”고 그는 말했다. 미국 관리들은 바이든 부통령이 지난주 후진타오 주석, 원자바오 총리 등 중국 지도자들과 만나 중국 인권 문제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언급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쓰촨의 민주화운동 관련 사이트인 ‘6.4 톈왕’은 반체제 인사 50여명이 바이든 부통령의 청두 방문 동안 가택연금되거나 체포됐다고 전했다. 쓰촨대학에 연설하러 온 바이든 부통령과 만나 억울한 사연을 호소하려던 민원인 20여명이 20일 쓰촨대에 접근하려다 공안에 체포됐다고 <명보>는 보도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21일 오후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의 안내를 받으며 2008년 쓰촨대지진의 피해 지역인 두장옌의 칭청산중학교를 방문했다. 이 학교는 대지진 당시 건물의 상당 부분이 부서졌으나 미국 프로농구 전미농구협회(NBA)의 기부금으로 복구됐다. 아울러 두 지도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두장옌 수리시설을 함께 둘러봤다. 기원전 256년 전국시대에 진나라의 촉 태수 리빙이 건설한 두장옌은 홍수 문제를 해결해 쓰촨지역 부의 원천이 됐으며, 현재까지도 이용된다.
바이든 부통령은 5박6일 방중 일정의 마지막 밤인 이날 시진핑 부주석의 초청을 받아 전통 쓰촨 식당에서 비공개 만찬을 함께 하면서 친밀감을 과시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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