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하이난성 서기 등 지방정부 고위직 교체
중국이 내년 가을 차세대 지도부로의 권력 이양을 앞두고, 지방정부 고위직에 대한 대대적 인사에 나섰다.
티베트(시짱) 자치구, 윈난성, 하이난성의 공산당 위원회 서기가 교체됐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26일 보도했다. 티베트자치구 서기에 천취안궈 허베이성 성장이, 윈난성 서기에 친광룽 윈난 성장이, 하이난성 서기에 뤄바오밍 하이난성장이 승진, 임명됐다.
소수민족 정책과 관련해 민감한 티베트자치구의 통치를 맡게 된 천취안궈 서기는 공청단 계열인 리커창 부총리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인물이라고 <명보>는 보도했다. 리커창 부총리가 1998년부터 허난성 성장으로 일할 당시 천취안궈 서기는 당시 후난성 부성장이었다. 둘은 동갑이며 허난성 출신인 천 서기가 리 부총리에게 여러 도움을 주면서 5년 동안 함께 일한 인연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로 물러난 장칭리 전 티베트 당서기는 2005년부터 티베트를 통치하면서, 강경정책으로 논란을 빚었다. 그의 재임 시기인 2008년 3월 티베트 라싸에서 급격한 한족화와 한족들의 경제적 이익 독점에 항의하는 티베트족들의 봉기가 일어나 18명이 숨졌다. 장 전 당서기는 달라이 라마를 “승려의 옷을 입은 늑대” “불교의 쓰레기”라고 거친 언사로 비난하기도 했다. 장칭리는 허베이성 서기나 공산당 통일전선부 등으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강경파인 장칭리가 물러나더라도, 티베트 정책은 공산당 중앙이 결정하기 때문에 티베트 통치 정책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최근 달라이 라마가 총리직을 신설해 정치권력을 물려주는 새로운 상황에 대처하는 의미는 있다는 분석이다.
시진핑 부주석 중심의 5세대 지도부가 권력을 잡게 되는 내년 가을 18차 공산당대회를 앞두고, 이미 올해부터 차기 최고지도부와 당·정부 고위직 재편이 한창이다. 이를 둘러싸고 태자당-상하이방과 공청단 계열의 물밑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새로 하이난성 당서기로 승진한 뤄바오밍도 공청단에서 정치적으로 성장해온 인물이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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