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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검열 때문에 한심한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등록 2011-09-02 10:54수정 2011-09-02 11:27

펑샤오강(53)
펑샤오강(53)
최고의 흥행 감독 펑샤오강
중국의 검열제도 정면 공격
중국에서 현재 최고의 흥행감독으로 꼽히는 영화감독 펑샤오강(53·사진)이 중국 당국의 검열제도를 정면 공격하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집결호><야연> <쉬스 더 원(페이청우라오)> 등으로 유명하며 탕산대지진을 다룬 중국판 블록버스터 <대지진>은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도 개봉됐다.

펑 감독은 지난달 26일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주최한 문화개혁 관련 회의에서 “검열 때문에 내용을 바꾸면서 한심한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며 영화와 방송 등을 감독하는 광전총국을 비판했다고 중국과 홍콩 언론들이 1일 보도했다.

인민일보 웹사이트에 공개된 회의 발언록을 보면 펑 감독은 “1980년대의 비교적 자유로운 창작환경에서 <부용진> <붉은 수수밭> <패왕별희> 등 한 시대의 걸작이 나올 수 있었지만, 현재의 검열제도는 내용이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가 영화를 판단하는 유일한 기준이 됐다”며 “세계의 어느 고전이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로 판단되느냐”고 반문했다. “지나치게 엄격한 검열 때문에 영화 제작자들이 안전한 길만을 선택하면서, 사극에만 몰리고 동시대의 문제를 피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현재의 영화계 상황은 광전총국이 영화를 심의하고, 전인민이 광전총국을 심의하는 상황이니, 영화심의제도를 고치지 않으면 안될 때가 됐다”면서 영화 검열제도에 직격탄을 날렸다.

펑 감독은 영화의 흥행 수입 일부를 정부에 내야 하는 제도도 잠정 중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광전총국은 지난 21년간 중국내 모든 영화의 흥행 수입 중 5%를 영화산업발전기금으로 징수해왔지만 이는 영화제작사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최대 영화제작사인 화이슝디는 지난해 영화 흥행수입으로 17억위안(약 2832억원)을 거둬들였지만 순이익 8천만위안(약 133억원)의 절반을 당국에 내야 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보도했다.

영향력이 큰 펑 감독의 발언으로 파문이 일자, 광전총국 영화심의위원회 자오바오화는 “우리는 이미 가장 최저 수준의 검열만 하고 있다”며 “창작자들은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아야지 심의위원회를 악마화해서는 안된다”고 반박하고 나섰다고 <신화통신> 등이 전했다.

중국은 소프트파워를 높이기 위해 공자학원을 세계 곳곳에 세우고 자국 문화 산업을 진흥시키기 위해 고심하고 있으며, 올해 가을 열리는 공산당 17차 전국대표대회에서도 문화 개혁을 주요 의제로 올려놓은 상태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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