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변경연구소의 뤼차오 소장이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해, 중국이 전략적으로 고립될 수 있다며 제주도 관광을 거부하자고 주장했다. 중국 쪽에서 강정마을 해군기지에 대한 반응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뤼 소장은 6일치 <환구시보>에 낸 기고문에서, 중국인에게 친숙한 관광지인 제주도가 “혐오의 땅”으로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가 건설을 강행하는 제주 해군기지가 미국 주도의 미사일방어(MD) 시스템 계획에 이용될 수 있을뿐더러, 미국의 중국 봉쇄에 활용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강행하는 데에는 한-중 간 다툼의 대상인 이어도 문제와 관련해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도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한국 쪽이 해군기지가 건설되면 정기적으로 군함 등을 동원해 이어도 순찰활동을 벌일 것”이라는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어도는 우리나라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속한 곳이지만, 중국도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에 포함된다며 맞서는 곳이다.
뤼 소장은 “제주도에 매년 수십만명의 중국 관광객이 찾고 있고 일부 투자도 이뤄지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중국인들의 마음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는 점을 직시하고 제주도 관광을 거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한국 정부에 해당 기지 건설 중단을 요구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했다. 뤼 소장은 한반도 문제 전문가로, 주요 사안에 대해 강경한 ‘애국적’ 주장을 하는 대표적 논객으로 꼽힌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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