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젠룽 교수-외교관 대화 공개
누리꾼들 ‘여론 재판’에 곤혹
누리꾼들 ‘여론 재판’에 곤혹
내부고발 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최근 폭로한 미국 외교전문에서 이름이 드러난 중국의 유명 사회학자 위젠룽 사회과학원 교수가 인터넷 공간에서 ‘인민재판’에 시달리고 있다.
유명 인사들의 ‘비리’ 폭로로 유명한 과학자 팡저우쯔는 지난 9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위 교수와 미국 외교관들의 대화가 언급된 위키리크스 외교 전문 등을 공개하며, 위 교수가 미국 정부의 “정보원”이라고 비난했다. 13일에는 <환구시보> 인터넷판을 통해 위 교수가 “사회 정의의 화신인 척 해온 위선적 인물”이라고 공격했다.
10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거느린 팡저우쯔의 웨이보에는 이번 논쟁과 관련해 14일 현재 수천건의 댓글이 올랐으며, 위 교수가 미국에 정보를 줬다고 비판하는 내용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주중 미국대사관의 2009년 2월 외교 전문에는 위 교수가 미국 외교관들과 만나 중국 농촌 문제를 얘기하면서 중국 전역에서 거의 매일 분쟁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돼 있다. 위 교수는 강제철거에 떠밀려 집과 토지를 잃고 쫓겨난 농민 등 경제개발에서 밀려나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활동을 해왔다. 팡저우쯔가 자신을 미국 정보원으로 묘사한 데 대해 위 교수는 웨이보를 통해 “미국인들과 농촌 개발에 대해 토론할 권리가 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위키리크스의 폭로로 미국 외교관들과 중국 정치·사회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중국 지식인·기업가 10여명의 실명이 드러났다. 중국 최고 지도부가 구글에 대한 해킹 공격과 검열 압력에 개입했다고 밝힌 구글차이나의 전직 임원,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의 조카, 티베트 승려, 인권변호사 등이다. 현재까지 중국 당국이 이름이 노출된 인사들에 대한 처벌이나 제재에 나서는 움직임은 없다고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전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