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 무기판매 앞두고 중국 달래기
미국 정부가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발표를 앞두고 ‘중국 달래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17~19일 미국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에서 열리는 제10회 ‘미국-대만 국방산업회의’에 미국 국무부 관리가 불참하기로 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16일 보도했다. 이 회의를 주관하는 미-대만 기업협회의 루퍼트 해먼드 체임버스 회장은 “(국무부의 불참 결정은)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 9차례의 연례회의 때마다 국무부의 아시아·태평양 담당 고위 관리가 매번 참석했기 때문에 이번 조처는 대만 무기 판매에 대한 중국의 분노를 완화하려는 제스처로 해석된다. 이번 회의는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와 미-대만 안보관계를 주제로 하고 있으며, 량넨주 대만 국방부 차관이 참석해 미국이 신형 F-16 C/D 전투기를 판매하도록 촉구할 예정이다.
대만은 66대의 F-16 C/D 전투기 판매를 요구하고 있으며, 미국 정부는 10월1일 이전에 이에 대한 결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신형 F-16 C/D 전투기를 판매하지 않는 대신에 대만이 보유한 구형 F-16 A/B 전투기 146대를 업그레이드하는 데 필요한 42억달러 상당의 무기를 팔기로 이미 결정한 상태라고 <워싱턴타임스>가 16일 보도했다.
미국은 대만에 무기를 파는 것에 대한 중국의 강한 반발을 우려해 조 바이든 부통령의 지난달 중국 방문 당시 중국과 미리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특히 이번 발표가 11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하와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과 내년 초로 예정된 시진핑 중국 부주석의 미국 방문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다고 <명보>는 보도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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