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회담 미에 제안” 공개
“대화에 앞서 전제조건을 다는 것은 서로의 신뢰와 믿음에 상처를 주는 것입니다.”
북한 6자회담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은 남북 2차 비핵화 회담을 앞두고 19일 ‘6자회담 무조건 재개’라는 북한의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이날 중국 외교부 산하 국제문제연구소 주최로 베이징에서 열린 ‘6자회담 9·19공동성명 6주년 세미나’에 참석한 리 부상은 “우리는 최근 미국에 2차 북-미 회담을 제안했다”며 남북회담에 이어 북-미 회담이 진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리 부상은 “2007년 이래 북한은 무기급 플루토늄을 생산하지 않았고, 영변 원자로의 불능화 조처를 했다”고 말했다고 취싱 국제문제연구소 소장이 브리핑에서 공개했다. 취 소장은 “북한은 6자회담을 재개해 포괄적 해결을 하자며, 6자회담 재개에 매우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고도 전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세미나에서 리 부장은 “우리는 조건 없이 6자회담을 재개하자고 주장한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리 부상의 발언은 21일 베이징에서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2차 비핵화 회담을 열기로 한 상태에서 나왔다. 회담에서 한국은 북한에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중단과 대량살상무기 실험 모라토리엄 선언 등 비핵화 사전 조처를 재차 요구할 예정이지만 리 부상은 이날 태도 변화의 신호는 보내지 않았다.
아울러 리 부상은 세미나에서 “북남(남북) 조-미(북-미) 대화가 7월에 있었다”며 최근 미국에 2차 북-미 대화를 제안했다고 공개했다. 리 부상은 “9·19공동성명은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로서 큰 의의를 갖고 있다”며 참가국들이 이를 실천할 것을 강조했다.
의장국 중국은 6자회담 재개 분위기 조성에 힘을 쏟았다. 중국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이날 오전 세미나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북한과의 논의가 잘 진행되고 있고, 논의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세미나 개막 연설에서 “6자회담 관련국들이 최근 새로운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 것을 기쁘게 바라보고 있다”며 “관련국들이 이 기회를 잡아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조건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중국, 북한과 러시아에서는 외교관들이 참석했지만, 한국·미국·일본에서는 학자 등 국제문제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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