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뒤 1년 가까이 가족들과의 면회마저 금지당했던 중국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55)가 지난달 잠시 감옥에서 나와 부친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오는 8일은 그가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발표된 지 1년째가 되는 날이다.
류샤오보의 동생 류샤오쉬안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1주일 뒤인 지난달 18일 형이 장례식에 참석하러 집에 왔었다”고 4일 <아에프페>(AFP) 통신에 밝혔다. 랴오닝성 진저우감옥에 수감돼 있는 류샤오보는 형인 류샤오광과 함께 랴오닝성 다롄에 있는 집으로 와 30분 정도 머물렀으며 “괜찮아 보였다”고 류샤오쉬안은 전했다. 류샤오보의 부친 류링은 추석인 지난달 12일 간 질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사람이 세상을 떠난 지 7일째에 추모 의식을 하는 것이 중국 전통이다. 류샤오보의 두 형과 동생 류샤오쉬안은 이어 지난달 28일에도 진저우감옥에서 류샤오보를 면회하도록 허가받았다. 류샤오쉬안은 당국이 한달에 한번 류샤오보의 가족 면회를 다시 허용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인권민주화운동정보센터는 가족들이 거의 1년 만에 류샤오보와 만났다며, 류샤오보의 아내 류샤도 지난 8월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남편 면회를 허가받았다고 전했다. 류샤는 남편이 노벨상을 받은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가택연금 상태로, 전화나 인터넷 등 외부와의 연락이 모두 차단된 상태다.
작가인 류샤오보는 2008년 공산당 일당체제 종식을 요구한 ‘08헌장’ 서명운동을 주도했다가 국가전복 선동 혐의로 2009년 12월25일 징역 11년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다. 지난해 10월8일 노벨위원회가 그를 노벨상 수상자로 발표하자 중국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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