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공사, 4대은행 주식매입
부실 해결안돼 ‘효과’ 회의적
지방정부 부채도 우려 커져
부실 해결안돼 ‘효과’ 회의적
지방정부 부채도 우려 커져
중국이 국부펀드를 ‘구원투수’로 내세워 중국 4대은행을 비롯해 곤경에 처한 금융시스템 구하기에 나섰다.
중국투자공사(CIC)의 국내투자 부문인 중앙후이진투자공사는 10일 중국은행, 공상은행, 건설은행, 농업은행 등 4대 은행 주식을 매입했다. 또 앞으로도 공개시장을 통한 주식 매입을 계속하겠다고 밝혔으나 추가매입의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중앙후이진투자는 이날 공상은행 주식 1458만주, 농업은행 3907만주, 건설은행 738만주, 중국은행 351만주를 매입했다고 각 은행들이 공시했다. 8년 전 국유은행 지원 목적으로 설립된 후이진은 약 4000억달러(465조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으며, 이번 매입 전에도 4대은행 지분을 35.4~67.6%씩 보유하고 있었다.
중국이 은행 지분 공개매입에 나선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중국 금융시스템 전반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가운데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려는 조처다. 올들어 중국 4대은행 주가는 약 35% 빠졌고 9월 이후에만 평균 25% 떨어지는 등 날개 없는 추락을 해왔다. 중국 금융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국채로까지 확산되면서, 중국 국채의 부도 가능성을 상품화한 신용부도스와프(CDS) 순거래 규모는 지난달 말 현재 83억4000만달러로 한해 전에 비해 거의 2배 늘었다.
중국 정부의 개입 이후 11일 상하이 증시에서 4대은행 주식은 1~2%대 상승세를 보이는 등 시장은 일단 환영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부실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전망이 많다. 선인완궈증권의 우다중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에 “대형은행 지분 매입을 통해 정부는 신뢰 회복을 원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시장에 보냈다”면서도 “4대은행 지분을 사들이는 것만으로는 최근 시장침체의 주범인 자금 부족 상황을 뒤집을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기에 빠진 세계 경제의 유일한 ‘구원자’가 될 거라는 기대를 모았던 중국은 자국의 금융 부실과 부동산 거품 문제로 흔들리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대규모 부양정책의 부작용으로 지방정부 부채는 2010년 말 현재 정부 공식통계로 10조7000억위안으로 치솟았다. 정부는 이 가운데 2.5~3조위안 정도를 부실채권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스탠더드차터드는 수익을 못내는 과잉투자가 너무 많아 8~9조위안이 부실채권이라고 분석한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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