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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사고뒤 방치 2살짜리 결국 사망…‘뺑소니친 인정’ 중국의 탄식

등록 2011-10-21 20:05수정 2011-10-21 21:07

중국 광둥성의 한 시장에서 지난 13일 두살배기 여자 어린이 위로 차가 지나가는 모습. 웨웨는 21일 끝내 숨졌다.  유튜브 화면 갈무리
중국 광둥성의 한 시장에서 지난 13일 두살배기 여자 어린이 위로 차가 지나가는 모습. 웨웨는 21일 끝내 숨졌다. 유튜브 화면 갈무리
18명의 행인들 모두 외면
정부·지식인 자성 목소리
21일 새벽, 두살배기 유아 웨웨가 중국인들의 마음속에 ‘중국 사회의 비정함’에 경종을 울리고 숨을 거뒀다.

‘웨웨’라는 애칭으로 불린 왕웨는 지난 13일 중국 남부 광둥성 포산시의 철물상가 시장 골목으로 오빠를 찾으러 나왔다가 승합차에 치여 다리가 깔렸다. 승합차 기사는 잠시 멈춘 뒤 사고를 처리하지 않고 곧바로 출발해 아이가 다시 깔리게 만들었다. 7분 동안 쓰러진 웨웨의 곁을 18명의 행인이 지나갔지만 아무도 아이를 구하지 않았다. 그 사이 두번째 트럭이 다시 웨웨를 치었다. 그 뒤 골목에서 폐지를 줍던 50대 아주머니가 웨웨를 발견해 길 한쪽으로 옮겼고, 웨웨를 찾아 헤매던 어머니가 달려왔다. 하지만 웨웨는 이미 뇌사 판정을 받을 만큼 중상을 입은 뒤였다. 이 모습을 담은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화면은 인터넷을 통해 퍼져나갔다.

웨웨를 친 두 운전자는 체포됐지만, 웨웨가 죽어가도록 방치한 어른들을 비난하는 목소리, 찬란한 경제적 성장 뒤에서 타인에 대한 무관심과 비정함으로 가득차 버린 중국 사회에 대한 탄식이 중국 사회를 짓눌렀다. 유명 영화감독 펑샤오강은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 민족이 정말 비정하다”고 말했고, ‘사회의 비정함을 극복하자’는 캠페인도 벌어졌다. 광둥성 정부는 19일 토론회를 열어 죽어가는 사람을 보고도 돕지 않는 이를 처벌하는 법안을 만들자는 내용을 논의하기도 했다. 왕양 광둥성 당서기는 20일 성 정부 회의에서 “이번 사건이 양심의 칼로 추악함을 제거하는 반성의 계기가 되야 한다”며 “온 사회의 도덕적 기준을 높이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뒤늦은 탄식을 알지 못한 채 8일 동안 죽음과 싸웠던 웨웨는 21일 자정 무렵 병세가 급작스럽게 악화돼 심장 박동이 멈췄고 1시간30분 간의 응급조치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새벽 3시 비통함에 빠진 웨웨의 부모가 중환자실에서 아이와 마지막 작별인사를 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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