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후원 등 ‘전통종교 전파’로 사회문제 해결 나서
무신론을 공식 이념으로 하는 중국 공산당이 대규모 도교 국제포럼을 후원하는 등 도교 전파에 나섰다. 최근 2살 아기가 차에 치어 길에 쓰러져 있는데도 사람들이 외면해 아기가 끝내 숨진 사건이 중국 사회의 ‘도덕 위기’에 경종을 울린 상황에서, 중국 당국이 전통 종교에서 사회 갈등과 문제의 해법을 찾으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23~25일 중국 도교의 성지인 후난성 헝산에서 30여개국 500여명의 전문가 등이 참석해 열린 ‘국제 도교 포럼’에는 중국 권력서열 4위인 자칭린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과 후이량위 부총리 등 고위 인사들이 축사를 보냈다. 자칭린 주석은 축사에서 “도교를 통해 세계 평화와 공동 번영의 길을 찾자”며 “도교는 중국인의 전통 문화이자 인류 문화유산의 중요한 가치”라고 강조했다.
중국 공산당이 도교 관련 대규모 국제회의를 후원한 것은 처음이다. 도교의 ‘조화공생’ 이념이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주창하는 ‘조화사회’ 이념에 맞는데다, 중국이 전통 종교, 문화 등을 통해 국제적으로 소프트파워를 확대하려는 최근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고 <명보>는 분석했다.
관영 언론들도 이번 행사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파머는 “중국은 소비주의와 부의 눈부신 성장 속에서 이것이 지속가능한지를 묻고 있다”며 “공산당이 처음으로 도교 신자들과 만나 이 고대 사상이 현대 중국의 몸만 커진 신체에 심장을 되돌릴 수 있는지를 보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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