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론 지원 반대에
후진타오 큰 압박 느껴
후진타오 큰 압박 느껴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의 구원투수로 나서달라는 요청이 중국에 쏟아지고 있지만, 중국 국내 여론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중국인들이 피땀 흘려 번 돈을 유럽에 지원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프랑스 칸에서 열리고 있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중인 가운데, 중국 온라인은 유럽 지원에 대한 반대 여론으로 뜨겁다. 3일까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등에는 유럽 채무위기와 관련된 글이 7만4000여건이나 올라왔고, 큐큐닷컴에는 4만7000건 넘는 관련 글이 게재됐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유럽 지원에 반대한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한 블로거는 “중국 노동자들의 평균 임금은 몇달러밖에 안되지만 유럽 노동자들의 평균 임금은 수천유로”라며 “중국이 그들을 구제할 필요가 있는가”라고 썼다. “탐욕스럽고 게으른 그리스인들을 구제하는 데 중국인들의 피땀 어린 돈이 사용될 것”이라는 글도 올라왔다.
유럽연합(EU)은 3조2천억달러의 세계 최대 외환보유고를 가진 중국이 유럽금융안정화기구(EFSF)에 투자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인들은 이 돈을 치솟는 물가와 주택 가격, 중소기업 자금난 등 국내 경제 문제 해결에 써야한다고 요구한다. 내년 지도부 교체를 앞두고 정치 파벌 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후진타오 주석 등 중국 지도부는 유럽 지원에 대한 반대 여론에 큰 압박을 느끼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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