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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베이징 스모그 최악인데
지도자들은 별천지 생활

등록 2011-11-04 21:18

지도부 집무·거주 중난하이엔 공기청정기 수백대
“백성들은 독이 든 공기 마시는데…” 비난 들끓어
고위층 술·담배까지 따로 공급 ‘특공경제’도 주목
걸핏하면 회색 스모그에 뒤덮이는 베이징의 오염된 공기 속에서 중국 지도자들은 어떻게 건강을 유지할까?

비결은 ‘특수 공기청정기’라는 폭로가 나왔다. 중국 당국이 베이징 대기 오염이 심각하지 않다고 강조하지만 정작 중국 지도부는 신선한 공기가 특별 공급되는 공간에서 지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가 4일 보도했다. 주중 미국대사관이 자체 측정 결과 최근 베이징의 공기가 ‘측정 불가’일 정도로 ‘위험 상태’라며 자국민들에게 경고하는 등 베이징 시민들은 2주째 심각한 스모그로 고생중인 터다.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 총리 등 중국 최고 지도부의 집무실 겸 거주지인 베이징 중심 중난하이 곳곳에 200여대의 공기청정기가 설치돼 있다고 후난성에 있는 공기청정기 제조사 위안다그룹이 누리집을 통해 밝혔다. 이 회사는 ‘위안다 공기청정기 성공사례-중난하이편’이라는 글에서 “거실부터 회의실, 수영장, 헬스클럽까지 중난하이의 모든 곳에 이 공기청정기가 설치돼있다”며 “우리 공기청정기가 지도자들에게 건강하고 깨끗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는 것은 인민들에게 축복”이라고 자랑했다.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실의 공기를 측정한 결과 필터에서 잉크색 더러운 물이 나오는 것을 본 지도부가 베이징 올림픽 3개월 뒤인 2008년 12월부터 중난하이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했으며, 인민대회당과 조어대(댜오위타이) 국빈관을 비롯한 여러 정부 건물에도 설치됐다고 이 회사는 밝혔다. 중국 지도자들이 중난하이 밖으로 나갈 때는 휴대용 공기청정기가 필수 준비 품목이라고 판매 담당자인 치즈왕은 말했다.

이런 내용이 알려지자 분노한 시민들의 비난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지도자 집무실은 특별히 공기를 정화하고 있으니, 저소득층이 오염된 공기로 겪는 고통을 누가 상관하겠느냐” “백성들은 독이 든 공기를 호흡하는데 중난하이는 특별공급 공기를 호흡하는구나” 등의 탄식이 올라와 있다.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자 4일 위안다그룹 누리집에서 중난하이와 관련된 글은 사라졌다.

이번 사태로 중국 당과 정부·군 고위층에만 특별 공급되는 물건들을 일컫는 ‘터궁’(특공·特供) 경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가짜 술, 가짜 약, 쓰레기 식용유, 멜라민 우유, 유독물질 범벅 돼지고기 등이 끝없이 적발되고 있는 중국에서, 당·정부 고위층들이 술·식품·담배·전자제품까지 일반 제품과는 다른 안전한 전용 공급 제품을 사용한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다.

최고급 술의 대명사지만 그만큼 가짜도 많은 마오타이의 경우 인민해방군 등에 공급되는 ‘터궁 마오타이’를 최고로 친다. 베이징 교외의 순이 지역에는 높은 담장으로 둘러싸인 ‘당 간부·관리 전용 농장’에서 신선한 유기농 채소가 재배되는 등 중국 곳곳에 정부 관리와 정부 식당에 공급되는 ‘터궁 농장’이 운영되고 있다는 보도들도 나오고 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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