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가 아이웨이웨이(54)
닷새만에 10억원 모금
중국 정부로부터 1500만위안(약 26억원)의 ‘세금 폭탄’을 맞은 중국 반체제 미술가 아이웨이웨이(54·사진)를 돕기 위한 성금 모금에 2만명 이상이 참여했다. 정부의 ‘재갈 물리기’에 시민들이 저항하는 운동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지난 3일 아이웨이웨이가 자신의 계좌를 공개한 지 닷새 만인 7일 밤 11시까지 2만명 이상이 561만위안(약 9억8천만원)을 보내왔다고 아이가 운영하는 페이크디자인스튜디오는 밝혔다. 대부분은 은행계좌나 우체국을 통해 송금하고 있지만, 일부는 베이징 외곽 아이웨이웨이의 스튜디오까지 찾아와 100위안짜리 지폐를 종이 비행기처럼 접어 던지고 있다고 아이의 조수인 류옌핑은 말했다. 지지자들은 “아이에게 송금한 영수증은 당국에 ‘노’라고 말하는 의미가 있다”며 송금 영수증과 함께 찍은 ‘인증 샷’도 인터넷에 올리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 설계에 참여하는 등 중국을 대표하는 미술가이면서도, 사회·인권 문제 등을 거침없이 비판해온 아이웨이웨이는 올해 초 81일 동안 당국에 구금됐다가 6월에 풀려났다. 하지만 베이징 세무국은 지난 1일 아이가 회사를 운영하며 세금을 포탈했다며 체납 세금과 추징금 등 1500만위안을 16일까지 납부하라고 통지했다.
아이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이번 지원금은 “피플 파워의 상징”이라며 “그들은 자신들의 의견을 표하기 위해 지원금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7일 익명의 ‘전문가’를 인용해 “아이웨이웨이의 행동은 불법 모금”이라며 “아이가 지난해 독일 베를린에 호화 아파트를 샀고 올해도 대규모 작업실을 매입했으므로 돈을 보내줄 필요가 없다”고 아이를 비난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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