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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배트맨’ 크리스천 베일, 중국 공안에 제지당해 왜?

등록 2011-12-16 16:42수정 2011-12-16 16:53

배우 크리스천 베일
배우 크리스천 베일
영화 <진링의 13소녀> 홍보차 중국에 머물던 중
가택연금 당한 인권변호사 천광청 방문하려다 제지 받아
일본의 난징대학살 만행을 고발하는 중국 영화에 출연한 할리우드 스타 크리스천 베일이 중국 인권 상황의 고발자가 됐다.

장이머우 감독의 <진링의 13소녀>(<플라워스 오브 워>)의 주연을 맡아 영화 홍보차 중국에 머물고 있던 베일은 14일 중국 공안에 의해 가택연금에 처해 있는 시각장애인 인권변호사 천광청을 만나러 갔다가 공안의 거친 제지를 받았다고 <시엔엔>(CNN)이 15일 보도했다.

<배트맨 다크나이트><파이터> 등으로 유명한 배우 베일은 <시엔엔> 카메라맨과 함께 베이징에서 8시간 동안 차를 타고 천광청이 가택연금 당한 산둥성 동부의 둥스구 마을로 들어서다가 사복 공안들의 제지를 받았다. <시엔엔>이 촬영한 화면을 보면, 마오쩌둥 스타일의 군복 코트를 입은 공안들은 마을 외곽에서 베일 일행이 탄 차를 막아 섰다. “내가 왜 이 사람을 만날 수 없느냐”고 베일이 계속 따지는 가운데 공안이 베일의 카메라를 뺏고 쫓아내려 하는 화면이 고스란히 찍혔다. <시엔엔>은 베일 일행이 포기하고 돌아오는 길에도 30여분 동안 공안 차량의 미행을 받았다고 전했다.

천광청은 중국 인권운동의 새로운 상징으로 떠오른 인물이다. 독학으로 변호사가 된 뒤 중국의 ‘한자녀 정책’에 따라 강제로 낙태 당하는 피해자 등을 보호하고 강제 낙태 실태를 고발해 왔으며, 2006년 체포돼 지난해 4년 동안의 형기를 마치고 석방됐으나 법적 근거 없이 계속 가택연금 당하고 있다. 공안은 천광청 가족의 출입을 막고 한때 그의 어린 딸의 등교까지 막기도 했다. 최근 중국 인권운동가들은 인터넷을 통해 천광청 방문 운동을 벌여왔으며, 그를 찾아갔던 이들은 공안에 의해 저지당하고 구타, 체포되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

베일은 중국에서 <진링의 13소녀>를 촬영하는 동안 천광청의 이야기를 듣고 감동을 받았으며, “천광청을 만나면 악수하고 ‘고맙다. 당신이 많은 영감을 줬다’고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나는 용감한 것이 아니다”라며 “중국인들도 당국에 맞서 천과 가족을 방문하려다 구타를 당하거나 체포돼기도 했고, 나는 그들을 지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시엔엔>은 베일이 천을 만나고 싶다며 방송사에 먼저 제의해 왔다고 말했다. 베일의 대변인은 “베일이 천광청을 만나러 마을을 방문한 것은 전적으로 그의 개인적 결정”이라며 “그는 천광청의 이야기에 감동해 계속 관심을 가져 왔으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진링의 13 소녀>의 제작비 일부를 지원하는 등 전세계에 중국 문화를 알릴 소프트파워 전략의 일환으로 이 영화를 대대적으로 지원해 왔다. 영화에서 베일은 난징대학살 당시 일본 학살을 피해일본군의 학살을 피해 모여든 학생과 기녀 등을 엉겁결에 보호하게 된 미국인 역할을 맡았다.

웨이보와 중국 인터넷 토론방에서는 베일의 천광청 방문 소식이 확산되고 있으며, 베일의 용기를 지지하는 의견이 많다. 한 네티즌은 “다음에는 배트맨 의상을 입고 가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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