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 기준’ 부정확…‘원자시’ 대체 부상
반대하던 중국도 찬성으로…1월 표결
반대하던 중국도 찬성으로…1월 표결
127년 동안 쓰여온 그리니치 표준시(GMT)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회의에서 그리니치 표준시를 폐지하는 수정안에 대한 표결이 실시될 예정이며, 그동안 반대해온 중국이 찬성 쪽으로 돌아섰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중국 대표단 관계자를 인용해 30일 보도했다. 중국 대표단 대변인인 류창훙 중국과학원 국가시간센터 고급공정사는 “대부분의 국가들이 변화를 원한다면 우리도 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오래전부터 그리니치 표준시를 훨씬 정확한 국제원자시(TAI)로 대체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국제원자시는 전세계 48개국의 천문대 등에 설치된 약 400개의 원자시계로 측정되는 시간을 기준으로 한다.
반면 1884년부터 국제표준시로 쓰여온 그리니치 표준시는 지구자전에 기반하고 있어, 해양 조수 등으로 자전이 느려져 시간이 조금씩 부정확해진다. 현재는 국제원자시와 그리니치 표준시가 0.9초 이상으로 커질 때마다, 초를 추가하는 ‘윤초’를 통해 이를 조정해 왔다.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여러 국가들이 국제원자시를 지지하지만 그리니치 표준시의 원조인 영국을 비롯해 중국은 변화에 반대해 왔다. 중국은 소프트웨어와 장비 업그레이드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갈 것을 우려해왔다. 미국의 글로벌위치정보시스템(GPS)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고려도 있었다. 하지만, 중국도 최근 자체 위성항법시스템인 베이더우를 가동하기 시작했고, 점점 더 현 시스템의 문제를 인식하면서 찬성 쪽으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원자시와 그리니치 표준시의 미묘한 차이는 위성항법장치와 모바일폰 네트워크, 첨단장비 등에 문제가 돼 왔다. 수정안이 통과되면 2017년부터는 국제원자시가 새 표준시로 자리잡는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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