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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한-중 유학생이 보는 두나라 미래관계

등록 2012-01-03 21:23수정 2012-01-03 23:08

“편견이 오해로…연애기간 필요”
“14억 중국과 공존방법 찾을 때”
한-중 수교 20년, 양국의 유학생 규모는 12만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양국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 각층에서 활동하게 될 터이다. 그래서 이들이 가진 상대국에 대한 생각은 한-중 관계의 미래다. 한국과 중국의 차이를 피부로 느끼며 생활하는 양국 유학생 두명을 만나 이들이 생각하는 한-중 관계의 오늘과 내일에 대해 들어봤다.

■ 중국인 유학생 천쑹저, “한-중간 연애시대 필요해”

“에쵸티(HOT) 노래를 따라하며 춤을 췄죠.” 중국 옌볜(연변)에서 초등학교를 나온 천쑹저(26)는 때마침 분 한류에 푹 빠졌다. 한류에 대한 관심은 한국어 공부로 이어졌다. 중학교 때부터 매일 3시간씩 한국어를 독학한 그는 고등학교 졸업 뒤 칭다오 대학에서 한국어 강사를 하다 2008년 한국으로 와 경희대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그는 한-중 수교를 두고 “만난 지 하루 만에 결혼한 부부 같다”고 했다. 각자가 이익을 챙기기 위해 급히 맺은 인연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이제라도 두 나라가 서로를 알아가는 ‘연애기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중국에는 불량품만 넘쳐난다’는 편견이 가장 섭섭하다고 한다. “중국에서 한국 고춧가루 수입상의 통역을 맡았는데 무조건 싸게만 외치더니 썩은 고추를 사더군요.” 한국 언론이 이런 사실에는 눈감은 채 중국을 온갖 나쁜 것만 모여 있는 나라로 비춘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에서도 ‘한국인은 모두 성형수술을 한다’는 등의 헛소문이 사실처럼 떠돈다고 했다.

천쑹저는 두 나라가 서로에 대한 오해에서 벗어나려면 활발한 문화 교류가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여기에도 한-중 간 속도 차이가 있다고 한다. “중국은 다민족 국가라 자기와 다른 사람을 매일 마주쳐요. 한류같이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는 일에 익숙하죠. 하지만 한국은 서둘러 가까워진 중국을 아직 친구로 여기지는 않는 것 같아요.”

한국어 교수가 꿈인 그는 “앞으로 두 나라의 돈독한 관계를 위해 노력하고 싶다”며 수줍게 웃었다.

■ 한국인 유학생 황경진, “14억 중국과 공존의 방법을 찾아야…”


“서구 민주주의의 틀 안에서 사는 사람이 10억명이면, 중국 체제에서 사는 사람은 14억명입니다.” 중국에서 6년째 유학 생활을 하며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황경진씨. 그는 14억명의 인구와 함께 꾸준히 진보하고 있는 중국을 서양의 잣대로만 판단해 이해할 수 없다고 낮잡아 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중국은 이미 강대국이에요. 지금은 G2이고 미래에는 G1입니다.” 황씨는 일부에서 주장하는 중국 위협론은 철 지난 소리라며 이제 공존의 방법을 찾을 때라고 했다. 황씨는 이런 ‘공존’에 가장 큰 걸림돌을 ‘언론’이라고 봤다. 한국 언론이 중국에 있는 이른바 지한파의 목소리에는 관심이 없고 누리꾼의 댓글에만 눈길을 둔다는 것이다. “중국 어선 단속 중에 한국 해경 한 분이 순직한 사건에서도 한국 언론은 일부 과격한 중국 네티즌의 반응만 담아 뉴스로 내보냈어요.” 이런 한국 언론의 보도를 전해 들은 중국 사람들은 자연스레 혐한 감정을 키운다는 게 황씨의 분석이다. 이러다 보니 오해가 쌓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황씨는 “유럽은 각국의 어린 학생들 간의 교류가 활발하지만 한-중 학생들은 서로 사귈 기회가 부족하다”며 “어릴 때부터 두 나라 학생들이 자주 만나 서로에 대한 편견을 버릴 수 있다면 양국의 관계는 훨씬 더 돈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환봉 기자,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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