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도 경계속 “날카롭게 맞설 필요 없다” 냉정한 태도
‘2개의 전쟁’을 포기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군사력을 집중하겠다는 미국의 새 군사전략은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의도를 경계하면서도, 미국의 군사·경제적 능력이 쇠퇴하는 현실을 염두에 두고 비교적 냉정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인민일보> 산하 국제전문지 <환구시보>는 6일 “미국의 신군사전략은 ‘중국 굴기’(중국의 부상)에 대응해 군사 전략의 초점을 아·태 안보에 맞추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찬룽 인민대학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미국의 새 국방전략은 중국의 발전이 미국을 위협하고 미-중 관계에 해를 끼칠 것으로 보고, 중국을 분명한 표적으로 삼았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사설에서 “중국의 근해 개입 능력을 억제하는 것이 이번 전략 조정의 중요한 초점”이라며 “중국은 이에 날카롭게 맞설 필요는 없으며 능력을 키워 미국이 이런 억제를 하기 힘들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화통신>은 “새 전략은 미군이 현재 돈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천하제일임을 전세계에 보이려는 선언서”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미국의 새 전략에 대응해 해군력 등 군사력을 강화하는 데 더욱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이 아·태 지역에서 유지해온 대중국 봉쇄망인 ‘제1 섬의 고리’(일본 오키나와와 남중국해의 베트남을 잇는 선)를 돌파해 서태평양 방향으로 해군 영향력 범위를 확대하려는 노력을 해왔다. 남중국해에 인접한 하이난섬에 새 해군기지를 건설했고 첫 항공모함 바랴크호를 바다로 내보냈으며 신형 핵 추진 항공모함도 건조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막강한 항공모함 전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대함 탄도미사일 둥펑-21D(DF-21D)도 개발하고 있다.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중-동남아 국가들의 긴장 고조는 이런 갈등이 표출된 결과다. 중국사회과학원의 저우팡인 교수는 “중국과 주변국 간 문제는 오래전부터 존재했지만, 미국의 ‘아시아 귀환’으로 미-중 문제가 지역 문제와 얽혀 전례 없이 복잡해졌다”며 “미국이 아·태 지역 영향력을 강화하면서 지난 2년 새 남중국해 분쟁이 훨씬 심각해졌다”고 말했다.
베이징 도쿄/박민희 정남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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