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중국의 티베트 통치정책에 저항하는 티베트 승려들의 분신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분신 사건의 진원지였던 쓰촨성 외에 칭하이성과 티베트자치구 등 티베트인 거주 지역 전역으로 ‘정치적 시위’ 분신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8일 오전 칭하이성 다르현 냔모사원의 승려 니아게 소남드루기우(43)가 티베트인들의 자유를 요구하며 분신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 등이 현지 주민과 티베트인권단체 등을 인용해 10일 보도했다. 숨진 승려는 현지인들 사이에 ‘린포체(활불) 소파’라고 불리는 존경받는 스님이다. 그는 숨지기 전 “티베트인들은 투지를 잃지 말아야 한다. 달라이 라마의 장수를 위해 길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의 유인물을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밤 주민 1000여명이 현지 지방정부 건물로 몰려가 그의 주검을 돌려달라며 시위를 벌였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은 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10일 이번 분신 사건을 보도했지만, 이 승려가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 발각돼 자살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6일에는 쓰촨성 아바현에서 22살의 승려 등 2명의 승려가 분신했다고 <신화통신> 등이 보도했다.
니아게의 분신은 지난해 3월 쓰촨성 아바현의 키르티사원에서 첫 승려 분신 사건이 일어난 이후 외부로 알려진 15번째 사례이며, 칭하이성에서의 분신은 이번이 처음이다. 티베트(시짱)자치구와 칭하이성, 쓰촨성 서부 등은 전통적으로 티베트의 영역이었으나 중국에 점령된 뒤 여러 행정구역으로 분할됐다. 지난해 12월1일에는 티베트자치구 내에서는 처음으로 텐진 푼초그라는 환속 승려가 분신했다.
인권단체들은 중국 당국의 티베트 통제 강화에 절망한 티베트인들이 계율에 금지된 분신이라는 극단적 수단으로 정치적 저항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한다. 2008년 3월 티베트인들의 봉기 이후 중국 정부는 티베트인들의 종교 활동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사원과 승려들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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