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 말다툼 모습 오르자
“비문명적” “악감정 노출” 논란
“비문명적” “악감정 노출” 논란
홍콩 지하철에서 중국인 여행객들이 음식을 먹다가 홍콩인 승객들과 격렬하게 말다툼을 벌이는 모습을 촬영한 동영상(사진)이 일파만파로 ‘문명’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 광둥성 선전 뤄후역에서 홍콩 몽콕 동역으로 향하던 지하철에서 중국 어린이들이 음식을 먹는 것을 본 홍콩인 승객이 ‘지하철 안에서는 음식을 먹을 수 없다’고 말하면서 언쟁이 시작됐다. 아이의 어머니인 중국인 여성은 별일도 아닌데 왜 그러느냐고 맞섰다. 승객의 신고를 받은 역무원이 도착해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홍콩 지하철에서는 음식을 먹을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인 여성이 영어로 “미안하다”(sorry)고 말하자 한 홍콩인이 비꼬는 투로 “영어도 할 줄 안다”고 말하면서 다시 말싸움이 붙었다. 한 홍콩인 승객은 “더는 말할 필요 없다. 본토인(중국인)들은 원래 저렇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 홍콩 누리꾼(네티즌)이 이 과정을 찍은 동영상을 지난 17일 처음 유튜브에 올렸고, 19일부터는 중국 동영상 사이트들에서 수십만명이 이 동영상을 보면서 뜨거운 논쟁의 화두가 됐다. 19일 시나닷컴의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4000여명 중 35%가 ‘여행객들은 현지 규정을 지켜야 하고, 홍콩인들의 요구가 옳았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10%는 ‘홍콩인들이 중국인들에게 악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31%는 ‘중국인들과 홍콩인들이 서로를 더욱 존중해야 한다’고 답했다. <신화통신>은 19일 “지하철 규정을 위반하고 음식을 먹다가 언쟁을 벌인 것은 중국인 여행객 일부의 비문명적 행동의 축소판”이라는 논평을 내놨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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