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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미소’의 방문에 마을은 축제로 화답

등록 2012-02-16 20:02수정 2012-02-16 21:42

아이오와 다시 찾은 시진핑
27년전 인연맺은 집에서 차 마시며 대화
전세계에 ‘부드러움’ 심기 계산된 행보
티베트인들은 ‘중국 억압통치’ 비난시위
“27년 전 내가 머스커틴을 방문했을 때 얼마나 깊은 인상을 받았는지 당신들은 상상하지 못할 겁니다. 당신들은 내가 만난 첫 미국인이었죠.”

중국 차기 지도자 시진핑 국가부주석은 미소를 띤 채 27년 만에 만난 미국 아이오와주 머스커틴의 주민들에게 이렇게 말을 건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미시시피 강변의 인구 2만3000명의 소도시 머스커틴은 15일 전세계 언론의 초점이 됐다. 1985년 허베이성 정딩현의 서기로 축산대표단을 이끌고 이곳을 방문했던 중국인 젊은이가 세계 양대 강국의 차기 지도자가 돼 27년 만에 돌아왔다. 시 부주석은 27년 전 방문 실무를 맡았던 세라 랜드의 집을 방문해 테리 브랜스타드 아이오와 주지사를 비롯해 당시 만났던 머스커틴 주민 20여명과 약 1시간 동안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 시 부주석은 “그때는 첫 미국 방문이어서 모든 것이 새롭고 신선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시 부주석은 당시 드보착 부부 집의 2층 침실에서 이틀을 숙박했다. 시 부주석은 다시 만난 토머스 드보착 부부에게 “당신들 딸은 매우 귀엽고 호기심이 많아서 나에게 많은 질문을 했다”며 “미국 영화를 본 적이 있느냐고 물어서 <대부>를 본 적이 있다고 답했었다”고 회고했다. 시 부주석은 “당신들이 작별 선물로 팝콘을 줬다”고 기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전세계에서 몰려든 취재진은 시 부주석이 벽난로 앞에서 차를 마시며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는 인간적인 모습을 담느라 바빴다. 주민들은 마을 사진을 담은 액자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책을 시 부주석에게 선물했다.

이날 시 부주석을 맞아 마을 전체는 온통 축제 분위기였다. 맥도널드 등 패스트푸드 체인점들은 가게 앞에 시진핑의 방문을 환영하는 현수막을 걸었고, ‘시진핑 특별메뉴’를 마련한 음식점도 있었다.

시 부주석의 머스커틴 방문은 중국 지도자의 ‘부드러운 얼굴’을 보이기 위한 매우 계산된 행보다. 27년 전의 미국인 지인들을 만나러 먼 곳을 찾아오는 개인적이고 인간적인 모습을 통해, 미-중 관계를 부드럽게 풀어가겠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후진타오 주석에 비해 유연한 모습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시 부주석이 지금까지 보인 행보에선, 후진타오 주석과의 스타일의 변화는 보였지만 미-중관계의 실질적 변화를 보이진 않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 출범 뒤 2년간 백악관에서 동아시아정책국장을 지낸 제프 배이더는 <에이피>(AP) 통신에 “놀라움이 없이, 각본에 따라 진행된 여행이었다”면서도 “시진핑이 과거의 중국 지도자들보다는 소통을 더 잘 하고, 대화를 할 때 상대방 눈을 쳐다보며, 진짜 대화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중국에 농축산물을 수출해 큰 이익을 보고 있는 아이오와주를 방문함으로써, 미-중 무역에서 미국도 큰 이익을 보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아이오와의 대중국 수출은 2000~2010년동안 1300%나 급증했다.


하지만 모두가 시 부주석을 환영한 것은 아니다. 미국 각지에서 모인 수백명의 티베트인 시위대는 이날 시 부주석이 방문한 집과 가까운 곳에서 ‘중국은 부끄러운 줄 알라’고 외치며 중국의 억압적 통치 정책을 비난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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