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상하이·시안 등 50여곳
대규모 지반침하…2m 꺼진 곳도
대규모 지반침하…2m 꺼진 곳도
베이징과 상하이가 가라앉고 있다.
중국 국토자원부의 최근 지질학 조사에서 중국 내 50여개 대도시가 대규모의 지반침하 현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가 12일 보도했다. 상하이의 경우 100년 동안 약 2m나 가라앉은 지역도 있었다.
타오칭파 국토자원부 지질환경국 부국장은 인터넷 홈페이지에 “2009년 기준으로 중국 내 지반침하 면적이 7만9000㎢에 이르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영토 면적이 비슷하고 도시화와 산업화가 훨씬 진전된 미국의 지반침하 면적 44030㎢의 거의 두배에 이른다
가장 심각한 지역은 상하이 등이 위치한 창장삼각주, 베이징이 속한 화베이(화북) 평원, 시안이 속한 펀웨이 분지다. 도시화로 인한 고층건물 건설, 과도한 지하수 개발과 사용이 지반침하의 주원인이다. 중국과학원의 펑즈밍 교수는 “뉴욕, 도쿄 등 경제가 발달한 도시들은 모두 지반침하 현상을 겪고 있으며, 중국은 급속한 대규모 도시화 과정에서 고층빌딩이 점점 더 많이 들어서고, 인구가 집중돼 더 많은 물을 사용하면서 지반침하가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자원부의 타오 부국장은 “지반침하가 국가경제에도 큰 손실을 주고 있다”고 경고했다. 고층건물이나 지하철 터널에 균열이 생기고, 고속철 선로가 뒤틀리거나 고속도로에 구멍이 뚫리는 등의 문제가 지반침하와 관련돼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 정부는 지하에 대량의 물을 투입해 더이상 땅이 가라앉지 않도록 하는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부자 도시인 상하이시는 이미 매년 수십억위안을 들여 물을 투입하고 있다. 베이징시 정부는 지하수 사용을 제한할 계획을 마련했으며, 지반침하가 계속되면 물 투입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물을 투입하는 방식은 비용이 너무 막대하며 지반침하를 되돌릴 수도 없다고 지적한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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