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태자당의 유력 정치인이자 ‘좌파의 영웅’인 보시라이 충칭시 당서기가 원자바오 총리의 비판(15일치 2면) 하루 만인 15일 물러났다. 올가을 시진핑 체제의 출범이라는 권력교체기를 앞둔 중국의 권력투쟁이 수면 위에 떠올랐다.
“중국 공산당 중앙은 보시라이 동지가 충칭시 서기와 상임위원 직무를 더는 맡지 않도록 결정했다”고 <신화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이 통신은 보시라이가 해임됐는지, 스스로 물러나는 형식을 취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상하이방으로 경제전문가인 장더장 부총리가 충칭시 당서기를 겸직하게 됐다. 장 부총리는 김일성대학을 졸업하고 한국어에 능통한 한반도통이기도 하다.
보시라이의 낙마는 원자바오 총리가 전인대 폐막 기자회견에서 그를 겨냥해 “반성해야 하며, 왕리쥔 사건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언급한 바로 다음날 이뤄졌다. 양회 기간 동안 중국 지도부가 막후에서 치열하게 보시라이 처리에 대해 논쟁을 벌였으며, 원 총리는 지도부 내에서 그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도록 합의한 내용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최측근 왕리쥔이 지난 2월6일 미국영사관에 들어가는 정치스캔들이 벌어진 지 약 40일 만에 보시라이는 결국 ‘정치적 사망선고’를 받은 셈이다.
이번 결정으로 보시라이가 올가을 18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차기 지도부에 진입할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는 평가다. 중국 주요 정치파벌인 태자당(혁명지도자와 고관 자제)의 대표주자였던 그의 낙마는 중국 지도부 내 권력지형을 바꿔놓으면서, 올가을 중국 공산당 내의 새 정치국 상무위원 자리를 향한 파벌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아울러 보시라이가 좌파적 경제정책으로 대표되는 ‘충칭모델’을 대대적으로 추진해 왔다는 점에서, ‘시진핑 시대’ 지도이념을 둘러싼 좌우파의 경쟁에서 일단은 개혁파(우파)가 우위를 점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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