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알자지라>의 베이징 특파원을 추방했다. 중국이 정식 등록된 외신 기자를 추방한 것은 1998년 이후 14년 만이다. 해외 언론에 대한 통제 강화 신호로 읽힌다.
<알자지라>는 자사의 베이징 특파원인 멜리사 챈이 중국 당국으로부터 비자 연장을 거부당했으며, 중국이 그를 대신할 기자에 대한 비자 발급도 허용하지 않아 베이징 지국의 영문판 서비스를 어쩔 수 없이 중단하게 됐다고 8일 발표했다. 베이징지국의 아랍어판 서비스는 계속된다.
1998년 당시 <슈피겔> 특파원이 중국 국가기밀을 취재했다는 비난을 받고 추방 당한 이후, 중국 당국이 외신기자를 추방한 것은 처음이다.
<알자지라>는 중국이 멜리사 챈의 비자 연장을 거부한 이유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중국계 미국인인 챈은 5년 동안 중국에서 취재 활동을 해왔으며, 지방정부의 농민 토지 강제 몰수, 범죄조직을 동원해 민원인들을 가두는 ‘비밀 감옥’, 티베트와 신장의 민족 문제 등 예민한 문제를 과감하게 보도했다. 중국은 <알자지라>가 지난해 11월 정치범 등을 노동수용소에 수용하는 중국 시스템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도한 데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챈은 이 다큐멘터리 제작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중국판 재스민 시위’와 올해 보시라이 사건 등을 거치면서, 외신 기자들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주말에는 십여명의 외신기자를 불러 최근 천광청 사건 보도에서 관련 법을 어긴 데 대해 비자를 취소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은 보도했다.
중국외신기자클럽은 “이번 조처는 중국 내 외신기자들의 활동 능력에 대한 심대한 위협”이며 “기자 비자를 이용해 중국내 외신기자들을 검열하고 위협라는 가장 극단적인 사례”라고 항의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중국은 중국내에서 활동하는 모든 외신기자들이 매년 연말 외신기자증과 기자용 비자를 갱신하도록 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작년말 챈에게 1년짜리 비자를 내주지 않고 2달짜리 비자를 내준 이후 한달 단위로 갱신하고록 했고, 이번에 갱신을 거부했다.챈은 이미 중국을 떠나 미국 캘리포니아의 스탠포드대학에서 연구활동을 할 예정이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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